미니 스커트 잘 팔리면 경트럭도 잘 팔린다

입력 2010-03-23 12:06 수정 2010-03-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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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때 경트럭 판매 증가… IMF · 리먼 쇼크때 '라보' 판매 최고치

1998년 IMF 구제금융과 2008년 리먼 쇼크는 대한민국을 극심한 경기침체로 몰아 넣었다. 완성차 메이커는 이 시기에 저마다 마른 수건을 짜내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침체의 정점에서 오히려 소리없이 대박을 내는 차종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에겐 불황이 되려 약이 된 셈. 바로 GM대우 경트럭 '다마스'와 '라보'다.

▲극심한 경기침체 때마다 '경기불황=미니 스커트 유행'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있다. 이러한 경기상황과 특정 소비재의 상관관계는 자동차 업계에도 존재한다
□ 경기침체 때마다 미니 스커트 유행(?)

1971년 미국의 경제학자 마브리는 '뉴욕의 경제상황과 여성 치마길이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면서 '불황일 때 여성들이 원단이 적게 들어 가격이 싼 미니스커트를 선호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특정 소비재와 경기상황의 연관성에 대한 주장이 하나둘 늘어났고 '경기침체=미니스커트'라는 등식도 조금씩 경제지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등식을 두고 경기불황에 따른 패션업계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주장도 많다. 더 나아가 불황기에 남성의 관심을 끌기 위한 여성의 원초적인 심리라는 주장도 관심을 끈다.

분명한 것은 이미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패션과 주가의 연관설'에 대해 흥미를 잃은지 오래라는 사실이다.

□ GM대우 경트럭 라보, 불황 때마다 판매 대박

이처럼 미니스커트 못지 않게 불황에 대박을 내는 소비재중에 자동차도 존재한다. 바로 경트럭이다. 경트럭은 일본과 아시아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개발됐다. 800~1000cc 엔진을 바탕으로 적재 능력은 500kg 안팎이다.

국내에는 GM대우가 경트럭을 생산하고 있다. 과거 1990년대 초 대우국민차 시절 경차 티코와 경트럭 다마스, 라보 등을 개발해 오면서 맥을 이었다.

수요가 뚜렷하고 경쟁모델이 없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은 크지 않지만 초기투자 대비 순이익면에서 없어서는 안될 모델이다.

그러나 대우국민차 티코가 마티즈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로 진화하는 동안 경트럭 라보와 다마스는 그리 큰 변화를 허락하지 않았다. 굳이 새모델을 선보여야 할 이유가 없었고 경쟁상대도 없었기 때문이다.

□ 리먼 쇼크 당시 라보 판매 2000년 들어 최고치

1997년 이후 연간 판매댓수를 보면 GM대우 라보는 IMF 한파가 가장 극심했던 1998년(5365대)에 가장 많이 팔렸다. 2002 한일 월드컵으로 경기회복 시점에 들어설 무렵 라보 판매량은 1997년 이후 최악인 2306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같은 시점에 현대차 1톤 트럭 포터는 1997년 이후 판매치로는 최고인 10만7000여대를 팔아 경기 회복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런 함수관계는 2008년 리먼쇼크 때 또 한번 증명됐다. 2009년 들어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환율과 국제유가가 치솟던 시절에 GM대우 다마스와 라보는 2000년대 들어 최고치인 4413대가 판매되면서 상승 곡선을 그렸다.'경기침체=경트럭 대박'이라는 등식을 성립시킨 셈이다.

▲좌측부터 1997~2009년의 종합주가지수 변동 그래프다. 빨간선은 같은 시기의 GM대우 경트럭 '라보'의 판매추이. IMF 때 유일하게 연간 5000대 판매를 넘어섰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리해고로 직장을 잃은 경제활동 인력이 작은 경트럭을 이용한 자영업 또는 운수업에 뛰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1톤 트럭보다 가격 경쟁력이 크다는 장점이 경기 침체때 효력을 발휘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GM대우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경트럭의 판매는 어느 정도 상관관계를 갖는 것은 사실이다"며 "자영업자나 이동식 노점에 적합한 '내장탑차'또는 '접이식탑차' 등을 선보인 것도 이런 이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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