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연휴가 이제 마무리 되고 이사와 분양의 계절인 봄이 가까워지고 있다. 아직은 연초인데다 구정연휴가 끼고 최근엔 양도소득세 감면 종료까지 겹쳐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인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봄이 시작되는 내달 3월부터는 부동산 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는 공공 분양물이 유망지역에서 분양을 대기 중이며, 전세시장은 봄 이사철 수요로 인해 수급 불균형 심화가 예측되고 있다. 재개발 지역은 최근 사업제동이 잇따라 걸려 귀추가 주목된다.
◆신규 분양시장
양도세 감면이 종료되자 대거 쏟아졌던 신규 분양은 현재 공백상태를 보이고 있다. 또 설 연휴 전후로는 분양사업이 원활하지 않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은 분양일정을 3월 이후로 늦추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망 공공물량인 위례신도시 사전예약이 이달 말 시작될 예정이다. 세곡2ㆍ내곡지구 등 알짜 보금자리주택도 상반기 중 공급될 계획이어서 공공 분양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상반기 신규 분양시장은 위례신도시와 세곡2ㆍ내곡지구 같은 유망 공공 물량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여 분양시장 재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청약열기가 뜨거웠던 지역은 인기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서는 분양시장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초기 청약 때는 경쟁률이 한껏 치솟았다가 전매제한 기간이 풀릴 시점에는 프리미엄이 줄줄이 하락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실장은 "청약 시에는 수요자들이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거 청약했지만 분양열기가 식은 점을 감안하면, 거래가 침체되고 프리미엄도 쭉 빠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매매시장
지난해에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2006년 전 고점을 회복했으나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조치로 자금줄이 조이면서 매매시장은 급격한 위축세를 나타냈다.
호재가 있는 재건축 아파트만 가끔 출렁일 뿐 전반적으로 매매값이 하락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전반적인 오름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중소형 주택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연 부동산114 과장은 "신혼부부나 직장인 수요가 높은 강남권과 광진, 동작, 관악 등 강남권 인근 지역은 중소형 매물이 소폭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형 주택은 약보합세가 예상되고 있다.
◆재개발
지난해 재개발 시장은 지분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가격도 오름세를 탔다. 특히 한강변 호재가 있는 용산구 한남, 동작구 흑석 재개발 지역이나 성수, 자양, 합정 등에서는 지분 가격이 큰 폭으로 뛰어, 일부 지역은 숨고르기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이 과장은 "눈에 띄는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가 올라갈 소지가 크고, 저렴한 매물 위주로 지분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분양을 진행하는 등 사업이 가시화되는 곳은 매수세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흑석, 왕십리, 가재울, 아현 등 올해 1000가구나 되는 상당규모의 분양을 계획 중인 곳은 지분매입 막차를 타는 수요가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왕십리 재개발 조합설립 무효판결로 인한 타격도 배제할 수 없다. 용산구 보광동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장에서 절차상 문제와 관련해 사업추진을 무효화하는 법원의 판결로 투자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