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통신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통신3사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이를 주도해 왔던 LG데이콤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합병 주체가 LG텔레콤으로 기울면서 데이콤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구조조정 대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그동안 공들여온 LG파워콤 흡수 통합도 LG텔레콤이 가세하면서 인사, 지배구조, 사업 확장 등 모든 경영 구상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도 그룹내 영향력이 크게 반감됐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업계 안팎에서는 데이콤-파워콤 합병이 4조원 규모에 그치기 때문에 2개 회사 통합이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돼 왔다. 인터넷과 IPTV, 인터넷전화 만으로 신사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데도 버거운 규모인 셈이다.
지난 5년간 파워콤 합병에 진전을 보이지 못한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LG데이콤의 이같은 행보는 파워콤간 빠른 합병을 이끌어내지 못한데 대한 그룹 차원의 문책성 조치로 풀이된다. 그만큼 통신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경쟁업체와 격차를 좁히는데 실패한 것이다.
LG데이콤이 자신 있게 내세우는 인터넷 전화 역시 해가 거듭할수록 가입자 유치가 위축되며 점유율 1위 수성도 장담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룹 내부에서는 LG텔레콤까지 합병에 포함돼야 그나마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 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결국 투자 없이 시장 주도력을 가져오려던 LG데이콤은 파워콤 합병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주도권을 LG텔레콤에 넘기고 향후 행보를 주시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통신 3사 합병은 내년 3월 쯤 예정된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 계획이 수립되고, 이후 통합 작업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LG텔레콤 관계자는“시장에서는 데이콤과 파워콤 2개 회사 합병에 대해 주로 관심이 많았지만 시너지 창출과 합병 비용 등을 고려할 때 한번에 3개사 통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LG텔레콤의 무선 가입자 기반과 LG데이콤-파워콤의 VOIP 등 TPS 상품 등이 결합된다면 향후 컨버전스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당초 5년전에 데이콤-파워콤 합병이 거론 된 시점부터 LG텔레콤과 3개사 합병에 대한 작업이 이뤄졌어야 한다”며“LG그룹에서 통신시장의 변화를 뒤늦게 감지하면서 파워콤 합병을 추진중이던 LG데이콤만 모호한 위치에 놓이며 불편한 모양세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