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8조원대로, 지난해 연말 6조원에 비해 무려 25% 가까이 증가했고 이 기간 은행권 시장점유율은 전체 시장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이 8일 공개한 '2009년 상반기 퇴직연금 시장현황 및 향후 전망'에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퇴직연금 시장의 누적 규모는 8조2597억원으로 작년말 6조6122억원 대비 2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 계약건수와 가입 근로자수 역시 6만4148건, 138만1209명으로 월평균 증가율이 각각 3.1%, 3.6%를 기록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은행이 4조2157억원으로 상반기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의 51%를 차지했고 보험과 증권이 각각 3조153억원(36.5%), 1조286억원(12.5%)을 나타냈다.
황선관 금감원 보험계리연금실 연금팀장은 "은행권 시장점유율이 최초로 과반인 50%를 상회한 점이 상반기 퇴직연금 시장의 두드러진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이와 관련, "은행권이 사회적 신뢰도나 주채권 은행 제도 등 기업에 대한 지배력면에서 보험과 증권에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은행의 퇴직연금 시장 독주를 두고 대출을 미끼로 삼아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능력을 떨어지는 중소기업을 집중 공략한 데 따른 시장점유율 유지에 불과하다는 보험과 증권업계의 목소리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제도유형별로 살펴보면 6월말 현재 확정급여형(DB)이 66%를 기록, 전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다음으로 확정기여형(DC)이 25.7%를, 개인퇴직계좌(IRA) 8.3%를 각각 기록했다.
DB형은 근로자의 퇴직급여가 사전에 확정되며 기업이 운용하는 반면 DC형은 기업의 부담금이 사전에 결정되며 근로자가 운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IRA는 근로자의 전직ㆍ퇴직시 급여 통산 장치를 뜻한다.
적립금 운용 현황을 살펴보면 6월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예ㆍ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에 83.8%가 운용되는 등 안전성향의 투자가 주를 이뤘다.
특히, DB형의 원리금보장상품 운용 비율은 91.4%로 DC형의 64.8%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보험사 및 은행의 경우 원리금보장상품 운용 비율이 각각 94.5%, 84.6%로 매우 높았던 반면 증권사는 원리금보장상품 운용 비율이 49.7%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편, 금감원은 6월말 현재 국내 총 52개사의 퇴직연금 사업자가 등록해 영업을 펼치고 있다며 지난 6월 하이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이 이 시장에 신규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앞으로 퇴직보험ㆍ신탁의 오는 2010년말 효력이 종료되면 퇴직연금 시장의 꾸준한 성장 및 사업자간 경쟁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은행권은 광범위한 지점망 및 조직 개편 등을 토대로 지속적인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