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도적 개입 안 돼”
차기 일본 총리를 노리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이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정부의 개입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고노 디지털상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차단을 준비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들의 보도와 관련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노조의 표를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이 이런 이유로 시장을 왜곡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이미 일본제철에 안보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며 “앞으로 며칠 내에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 불허를 공식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 결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 매수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인수자와 피인수자 모두에게 장점이 있어야 한다”면서 “원칙적으로 정부의 의도적인 개입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즉 기업 간 인수·합병(M&A)은 기업들이 직접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이야기다.
고노 디지털상은 “미국은 일본처럼 자유시장 경제이기 때문에 많은 것이 시장에 의해 결정되며 시장의 원칙을 대체할 수 있는 요소는 국가 안보 요인, 환경 요인, 근로자의 인권 등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US스틸 인수 건이 이에 부합하는 요소가 있는지 약간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일본제철이 140억 달러(약 19조 원)에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3월 일본제철의 인수 계획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현재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대선 앞두고 대표적 경합주이자 철강산업 중심지인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의식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외무상과 국방상을 역임했던 고노 디지털상은 이달 27일에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24~25일 10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위를 기록했다. 설문조사 결과 차기 자민당 총재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각각 21%로 동률을 기록해 1위를 기록했고, 뒤이어 뒤이어 다카이치 경제안보상 8%, 고노 디지털상 6%, 가미카와 외무상 6%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