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체코 총리 특사로 한국을 방문한 토마쉬 포야르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하고, 체코 원전 수주 사업 최종계약 의지를 재확인했다. 체코 측이 “최종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고 전하면서, 미국 웨스팅하우스 법적 분쟁 논란에도 원전 사업 최종 계약에 청신호가 켜질지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포야르 보좌관을 만나 원전 수주 사업을 비롯한 양국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포야르 보좌관은 이달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을 실무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중심으로 한 ‘팀 코리아’가 체코 역사상 최대 투자 프로젝트의 하나인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점을 언급하며 “한-체코 협력 강화에 대한 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체코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적극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포야르 보좌관도 “체코로서는 한국과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최종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해당 사업은 3월까지 최종계약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 원전의 원천 기술을 가진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 침해를 거론하며 원전 수출에 제동을 걸어 계약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날 체코 측이 한국 측과의 협력 의지를 재차 표명한 것이다. 체코 측이 양국 간 전방위적인 산업협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포야르 보좌관은 “체코 정부는 원전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투자, 방산, 교통, 연구개발(R&D) 등에 걸쳐 한국과 전면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며 “대통령의 체코 방문이 한-체코 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이달 예정된 체코 방문을 통해 2015년 수립한 한-체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양국의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는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체코 측은 총리특사 방문에 앞서 양국 간 산학연 협력 강화를 위한 논의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당초 체코에 ‘전방위적인 산업 협력 확대’를 제안하며 체코 원전 수주를 지원했다. 이같은 제안과 가격 경쟁력, 일정대로 원전을 완공하겠다는 ‘온 타임 위딘 버짓’(on time within budget) 구호 등이 한국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있다.
당시 제안에는 한국의 제조업 혁신 플랜인 ‘인공지능(AI) 자율 제조’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간 ‘공급망·산업대화’(SCCD)와 유사한 한·체코 협의체 가동 및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체결 등에 대한 제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