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건자재기업인수 4000억 투입 안해”
IMM PE 행보 주목…주택 거래량 약화는 악재
저조한 부동산 경기와 티메프발 손실 등을 겪고 있는 한샘이 상암동 사옥 매각 카드를 꺼냈다. 매각 자금을 프롭테크·건자재기업 인수에 쓰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배당 확대 등 가용 자금의 용처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증권가에선 자금 조달 환경 악화 등 여파로 하반기에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3일 한샘은 전 거래일 대비 1.28% 오른 5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5월 장 중 6만9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후 19% 가량 내린 수치이나 지난달 중순 저점 5만900원 대비해선 8.8% 가량 상승했다.
한샘이 상암동 본사 사옥을 매각한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그래비티자산운용(그래비티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제8호)에 서울 마포구 상암사옥 토지 및 건물 일체를 3200억 원 규모 양도금에 넘기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 20일을 기준으로 양도금을 받고 양도에 나설 예정이다.
한샘이 2017년 본사 사옥을 1485억 원에 매입한 만큼 매각으로 1700억 여원의 차익을 얻게 됐다. 양도금은 현금으로 거래금을 일괄 지급받는다. 이번 본사 사옥 매각을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로 재무건전성이 일부 개선될 전망이다. 한샘 측은 “전사 자산의 효율적 이용”을 목적으로 밝혔다.
지난해까지 적자 기조를 이어온 한샘은 올해 상반기 들어 흑자전환에 나섰다. 한샘의 2분기 영업이익은 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8.3% 증가했다. 다만 시장 컨센서스 대비해선 51% 하회했다. 한샘은 2022년 713억 원 순손실 이어 2023년에도 622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샘의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쥔 IMM PE로선 펀드 운용 운신의 폭이 넓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샘은 프롭테크·건자재기업인수에 4000억 원을 투입할 거란 과거 보도에 대해 “인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으며 사옥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배당 확대 등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올해 들어서도 티메프 사태발 대손충당금과 저조한 부동산 주택 거래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티메프 사태로 발생한 대손충당금 일부인 46억 원이 반영되면서 전분기 대비 2분기 영업이익이 45.4% 감소했다.
올해 들어 주택 거래량도 줄어들고 있다. 2024년 상반기 누적 주택 거래량은 49만2783건으로 역대 세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금융위원회에서 정한 가이드에 따라 이달부터 가산금리를 높여 대출 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는 점도 거래량을 줄이는 요소로 지적된다.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와 총량이 제한되는 여파다.
한국투자증권은 ‘부족한 거래량, 아쉬운 전략,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이라며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거래량이 100만 건을 넘기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며 “시장 규모가 축소되면서 점유율 경쟁을 해서 외형을 지켜야 하는 시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