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슈퍼 R&D·슈퍼 패스·슈퍼 성장 패키지 등 집중 지원
4분기 '슈퍼 을 소부장 기업 성장 지원전략' 발표
정부가 네덜란드의 'ASML'과 같은 글로벌 공급망 절대 강자인 '슈퍼 을(乙) 소재·부품·장비 기업' 육성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과감한 도전을 이끄는 전용 연구개발(R&D)인 '슈퍼 R&D'를 지원하고, 조기 상용화를 위한 '슈퍼 패스'도 도입한다. 또한 지속적인 성장과 투자를 위해 금융·세제 및 인수합병(M&A) 등을 지원하는 '슈퍼 성장 패키지'도 마련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일 경기도 안양에 있는 이오테크닉스를 찾아 '슈퍼 을 프로젝트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슈퍼 을(乙) 소부장 기업 성장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오테크닉스, 자화전자, PI첨단소재, 율촌화학, 동진쎄미켐, 일진글로벌 등 국내 주요 소부장 기업과 코트라와 산업기술기획평가원, 산업기술진흥원 등 유관기관이 참석했다.
'슈퍼 을 기업'은 모방할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 지위를 확보한 시장 주도 기업을 의미한다.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네덜란드의 ASML이 대표적인 슈퍼 을 기업으로 꼽힌다.
우리도 일부 기업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으나, 세계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 역량을 보유한 소부장 기업은 아직 부족하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배제 또는 타국 기업으로의 대체가 얼마든지 가능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공급망 핵심 분야에서 높은 기술 역량을 보유한 소부장 기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배제할 수 없는 슈퍼 을 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유망 분야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개방형 혁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 역량과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슈퍼 을 기업의 성공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에 우리 소부장 기업이 글로벌 슈퍼 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슈퍼 R&D △슈퍼 패스 △슈퍼 성장 패키지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먼저, 세계 최초·최고의 공급망 핵심 급소 기술 개발을 위해 전용 R&D를 지원한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공급망의 핵심 급소기술을 대상으로 기업이 R&D 성장로드맵 제안하면 기술·시장·투자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슈퍼 을 R&D 추진위원회'에서 이를 평가해 대상기업을 선정한다. 선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선행기술(2년) → 상용화 기술(3년) → 후속 기술(2년) 등 7년간 통합 R&D를 지원한다. 특히 R&D 수행 과정에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전담 매니저(PM)를 통해 밀착 지원까지 이뤄진다.
이와 함께 R&D의 조기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확보를 위해 특허·표준과 인증, 글로벌 수요기업 발굴 및 수출 지원사업을 연계한 '슈퍼 패스'도 운영한다. 슈퍼 을 유망기업에 슈퍼 패스를 부여해 R&D 조기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개방형 혁신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3극(三極)의 특허 확보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글로벌 수요기업 대상 해외 양산 성능평가도 우선 살핀다. 코트라의 시장 조사와 글로벌 파트너링(GP)센터 등 수출 지원사업도 맞춤형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금융·투자, 세제, 인프라 등 슈퍼 성장 패키지도 마련한다. 2025년에 '슈퍼 을 성장 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한편 세제와 소부장 특화단지 테스트베드, 디지털 소재 개발 서비스 확충 등 슈퍼 을 기업 성장 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소부장 핵심기술 보유 해외기업에 대한 M&A 포괄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산업부는 이 같은 추진 방향 아래 업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추가 대책을 발굴해 올해 4분기 '소부장 경쟁력 강화 위원회'에서 '슈퍼 을 소부장 기업 성장 지원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 장관은 "슈퍼 을 기업의 DNA에는 과감한 도전, 개방형 혁신, 끊임없는 투자가 녹아 있다"라며 "우리 소부장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과감하고 신속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