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0.2% 감소, 2022년 4분기 이후 1년 6개월來 역성장
1분기 1.3% 깜짝 실적 이후 기저효과…휴대폰 등 일회성 요인 소멸
순수출 기여도 마이너스 전환…“에너지류 등 2분기 수입 정상화 영향”
한은 “2022년 역성장 때는 경기 하강국면, 그때와 지금 다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전분기 대비)은 마이너스(-) 0.2%로 집계됐다.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것이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8% 증가했다. 2022년 상반기(3.2%) 이후 최고치다.
2분기 역성장은 1분기 지표(1.3% 성장)에 대한 기저효과뿐만 아니라 민간소비와 순수출 기여도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1분기 성장을 이끌었던 일회성 요인들도 사라졌다.
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2% 감소했다. 서비스 소비(교육 등)가 소폭 증가했으나 재화소비(승용차, 의류 등)는 부진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했다. 5월에 한은 조사국에서 전망했던 1.4%를 밑돈다. 고물가·고금리 부담이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를 견인했던 해외소비도 줄었다.
한은 하반기에 고물가·고금리 부담이 낮아지면 민간소비 부진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보다는 물가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신승철 국장은 “민간소비 회복세가 약했던 것은 금리 요인보다 물가 측면이 크다”면서 “하반기에 민간소비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큰 요인은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민간소비가 회복된다는 전제로, 금리보다 물가 안정이 더 전제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분기 순수출 기여도는 -0.1%로 전분기 0.8%를 밑돌았다.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웃돌면서 마이너스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수출은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9% 증가했다. 수입은 원유,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2% 늘었다.
한은은 1분기에 예상보다 작았던 수입이 2분기에 정상화된 영향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하반기에는 순수출 기여도가 플러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신 국장은 “순수출 기여도가 마이너스라고 해서 대외 무역이라든지, 수출 여건이 안 좋아졌다, 수출 경기가 꺾인 거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지난해 겨울에 온화한 날씨 때문에 난방용 수요가 적었다. 전체적으로 1분기까지 에너지류 수입이 예년에 비해 적었고, 2분기에 정상화 되면서 수입 증가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수출증가율이 낮아진다는데 수입이 증가하게 되면 순수출이 하반기에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수출은 증가세가 계속되고, 증가율이 낮아지긴 하겠지만, 수출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수입 증가율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IT 경기 호조, 석유화학, 자동차도 괜찮은 상황이고, 전반적인 수출은 좋을 것 같다”면서 “수입은 하반기에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데 수출 증가율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순수출은 하반기에 플러스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반기에는 순수출 기여도가 수출-수입 갭이 줄면서 플러스를 유지하겠지만 그 폭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상반기 지표상으로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상반기 설비투자는 전년동기대비 2.3% 감소해 당초 전망치 1.2%를 훨씬 밑돌았다. 건설투자는 전망치(-1.1%)를 큰 폭으로 웃돌아 0.8%를 기록했다.
상반기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형 장비 투자 지연 영향을 받았다. 건설투자는 건설 기성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주택거래 증가로 버텨냈다. 주택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의 비용이 투자 지표에 반영되면서 건설투자에 플러스로 작용한 것이다.
신 국장은 “조사국이 5월에 전망했을 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국내에 투자할 것이란 계획이 있었고, 항공기 도입도 예정돼 있었다”며 “상반기 실적으로 보면 반도체 제조형 장비 도입이 제조업체에서 투자 시점을 미뤘고, 항공기도 많이 알려진 것처럼 기체 결함 문제 때문에 도입이 지연되고 있어서 설비투자가 조사국에서 보는 것보다 안 좋게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투자는 5월에 전망했을 때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부동산 PF 등 건설투자 심리 등 여건이 안 좋았다”며 “전망보다 나아진 것은 건설 부진이 완화됐다, 개선보다 그런 요인보다 최근에 건설 주택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건설 부분이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냐는 아니다. 설비투자는 상반기에 부진했지만, 하반기에 나아지고, 건설투자는 상반기에 플러스, 하반기에 마이너스로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2분기 역성장을 경기 침체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2년 4분기 경기 침체를 우려했던 때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신 국장은 “기저효과 때문에 2분기 성장률이 낮아지고, 순수출이 마이너스였는데 수출 경기가 악화한 것이냐, 경기가 고꾸라진 것이냐고 과대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기저효과 있을 때는 전년동기대비, 상반기로 묶어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 국장은 “2022년 4분기는 IT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수출이 감소했고, 그때는 경기 하강 국면에서 성장률이 낮아지다가 마이너스가 발생해 침체 국면에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 제기됐던 때”라며 “이번 마이너스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1분기가 크게 올랐던 것에 따른 조정으로 기저효과 때문에 마이너스가 났기 때문에 2022년 4분기 마이너스와 지금의 마이너스 성장은 의미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