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美채권' 투자상품 환차익 수요 몰려
‘슈퍼 엔저’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엔화 반등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보관금액은 41억9705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초 38억9727만 달러로 출발한 보관금액은 상승세를 타며 5월 41억2340만 달러를 찍었다. 이후 지난달 40억4814만 달러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했다.
역대급 엔저에 주춤했던 일본 증시 투자가 엔화 가치 반등 기미에 다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약 38년 만에 달러당 160엔 선이 무너진 엔화는 이날 장중 154엔대까지 떨어지며 강세를 나타냈다.
활황인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며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노리기 위한 투자도 여전히 인기다. 이달 국내 투자자들이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인 규모는 3044만 달러로, 2위인 아식스(519만 달러)와의 격차를 5배 이상 벌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엔화 반등 수혜를 누리려는 환노출형 간접투자 상품을 향한 투자심리가 달아올랐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에는 외국인· 기관·개인을 통틀어 129억 원 순매수가 유입되며 상위 7위에 올랐다. ‘ACE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도 순매수 62억 원을 기록하며 10위에 안착했다.
엔저가 진정된 배경에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금리 인하를, 일본은행(BOJ)이 이달 말 금리 인상을 각각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선 유력 후보인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이 강달러와 엔화 약세에 문제를 제기한 점도 엔화 환율 상승 압력을 덜어내는 요소로 작용했다.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도 엔화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엔화 가치 하락 방어를 위해 약 5조 엔을 외환시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윤정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엔화의 강세를 한시적 이슈로 여길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도 엔저에 대한 정부 스탠스 전환, 내수 회복 기대, 달러 약세 등으로 절상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반기에는 엔화 수요 확대에 따른 절상 압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