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 회계기준 변경 효과로 실적 줄었지만
CSM 성장 이어가는 중…두 회사 합쳐 7743억 벌어
신한·하나·우리금융 M&A 기회 엿보며 세 불리기 집중
KB금융그룹의 보험 자회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이 상반기 견조한 성적표를 기록하며, 4대 금융지주 중 보험 부문 우위를 유지했다. 다만 신한과 하나금융도 비은행 부문 확장을 위해 계속 보험사 인수합병(M&A)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진행하면서 4대 금융지주사의 보험 실적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KB금융그룹이 발표한 상반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에는 2922억 원, 2분기에는 279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상반기에만 총 5720억 원을 벌었다. 이는 역대 최고 반기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5252억 원) 대비 8.9% 성장한 수치다.
KB손보는 특히 장기보험에서 큰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장기보험 영업손익은 62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20억 원) 대비 31.9% 증가했다.
일반보험도 33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자동차보험은 352억 원으로 50.1% 줄어들었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K-ICS)비율은 202.8%로 1년 새 10.2%포인트(p) 올랐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9조858억 원으로 1년 만에 8.1% 성장하며 9조 원을 돌파했다.
KB손보 관계자는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이 큰 폭으로 개선된 가운데 경쟁력 있는 상품 출시로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어나며 CSM 증가로 보험 영업손익이 증가한 덕분에 역대 최고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KB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202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203억 원) 대비 8.2% 줄어들었다.
이는 금융자산 평가손익과 외환파생손익 기저효과 때문이다. 특히 2분기에는 미지급 보험금 산출기준이 변경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이 순이익에 반영됐다.
다만 같은 기간 CSM은 3조1446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8% 증가했다.
두 회사의 합산 반기 순이익은 7743억 원으로 전년 동기(7455억 원) 대비 3.9% 증가했다. 최근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사 인수합병을 통해서 세를 불리고자 하지만 당분간 KB금융의 보험 선두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보험사가 없는 만큼 인수에 속도를 가할 전망이다. 이미 생명·손해보험사를 가지고 있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계속 M&A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으로 금융지주의 보험사 세력 확대가 이뤄지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그룹 브랜드의 유명세가 있는 만큼 일단 보험사를 보유하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면서도 "시장점유율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다른 금융지주사도 M&A를 통해 보험사를 확장하는 옵션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