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업체 오아시스가 SK그룹 계열 이커머스 11번가 인수를 추진한다. 지난해 싱가포르 이머커스 업체 큐텐의 11번가 지분 인수 협상이 불발된 지 8개월 만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11번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2011년 오프라인 매장으로 문을 연 오아시스는 2018년 이후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오아시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7억 원으로 새벽배송 온라인 쇼핑몰 중 유일하게 연간 흑자를 냈다. 1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62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현재 11번가 모기업인 SK스퀘어는 재무적투자자(FI)인 나인홀딩스컨소시엄을 주축으로 강제 매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불황 및 소비 부진 등 여파로 매각은 난항을 겪고 있다. 11번가 매각 희망가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의 이번 11번가 인수 검토는 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 재추진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신선식품 사업만으로는 향후 추진할 IPO에서 몸값을 충분히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오아시스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상장을 추진했으나 당시 부진한 수요 예측 결과 등으로 지난해 2월 무산된 바 있다.
오아시스가 11번가를 인수할 경우 11번가의 인지도와 회원 수, 오픈마켓 경쟁력을 확보해 기업 규모를 키울 수 있다. 11번가의 회원 수는 작년 연말 기준 5200만 명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