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일반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보유 허용 제도 시행 이후 일반지주회사 소속 13개의 CVC가 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CVC가 지난해 창업 기업에 1764억 원의 신규 투자하는 등 일반지주회사의 CVC 허용이 벤처투자수요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6일 공개한 ‘2024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및 CVC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는 총 13곳으로 전년보다 3곳이 늘었다.
13개 CVC는 포스코기술투자, GS벤처스, CJ인베스트먼트, 두산인베스트먼트, 효성벤처스, 동원기술투자 등이다.
2021년 말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반지주회사의 CVC 주식 보유를 허용하는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됐으며 2022년 3월 동원기술투자가 첫 CVC로 이름을 올렸다.
이 중 10곳(76.9%)이 일반지주회사의 CVC 제도 도입 이후 신규 설립·등록된 CVC로, CVC 제도가 시장에 순조롭게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CVC의 투자조합 결성 현황을 보면 13곳 중 10곳이 총 63개의 투자조합을 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조합을 통한 투자는 직접투자에 비해 자금조달이 용이하고, 분산투자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신규 설립된 투자조합의 총 약정금액은 3637억 원으로 전년(2698억 원)보다 34.8% 늘었다. 신규 설립된 투자조합의 내부출자비중은 79.1%였다. 지주체제 내 유보자금이 CVC 제도를 통해 벤처투자 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현황을 보면 CVC 13곳 중 9곳이 지난해 101개 기업에 대해 총 1764억 원을 신규 투자했다.
신규투자금액은 전년(2118억 원) 대비 줄었지만 투자 건당 투자금액은 2022년 12억4000만 원에서 2023년 13억2000만 원으로 늘었다. 전체 신규투자 금액 중 해외투자 규모는 총 145억 원으로 CVC 3곳이 해외투자 내역이 있었고 이들의 평균 해외투자비중은 2.4%로 파악됐다.
투자대상기업의 업력을 보면 초·중기기업에 대한 투자가 62.3%로 가장 많았다. 창업기업에 대한 모험투자가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이차전지 등 전기·기계·장비(27.8%), 인공지능(AI), 페이먼트 서비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21.6%), 바이오·의료(13.0%) 등 순이었다.
작년 말 기준 지주회사는 174개로 전년보다 2곳이 늘었다. 2017년 자산요건 상향(1000억 원→5000억 원)에도 불구하고 그 수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지주회사에 소속된 자·손자·증손회사는 총 2462개였고, 지주회사별로 평균 14.2개 소속회사를 지배하고 있었다.
올해 지정된 88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 중 46개의 대기업집단이 기업집단 내 하나 이상의 지주회사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현대백화점, OCI 등 43개 대기업집단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전체 지주회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43.2%, 일반지주·자회사의 자·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각 69.0%(상장 40.7%·비상장 85.4%), 83.3%(상장 46.7%·비상장 86.1%)로 나타났다.
공정거래법상 기준은 부채비율이 200%, 평균 지분율이 상장 30%·비상장 50%다.
공정위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동시에 2022년 도입된 일반지주회사 CVC 제도를 통해 신성장동력이 확보됐다"며 "지주체제 내 유보자금이 벤처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