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와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지난해 3194억원의 전체매출중 수입의약품 등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1917억)에 달했다.
반면 동아제약 18%, 한미약품 19%, 중외제약 22%, 종근당 15%, LG생명과학 10% 등 다른 상위 제약사들은 20%의 안팎의 비율을 보여 대조적이었다. 특히 삼진제약은 타사제품 의존율이 0%에 달했다.
제일약품이 판매중인 타사제품 중 매출의 상당 부분은 ‘리피토’(매출 874억), ‘리리카’(198억), ‘뉴론틴’(237억) 등 대부분 화이자와 공동마케팅으로 판매중인 제품들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일약품은 업계에서 제약회사라는 이미지보다는 의약품 도매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며 “향후 FTA 등으로 화이자나 타 회사가 직접 영업을 전개할 경우 거대 파트너를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매출구조가 상당히 불안정하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 임진균 연구원은 “제일약품이 현재 화이자와 맺고 있는 공동마케팅 조건이 다른 회사들과의 파트너십에 비교해 볼 때 크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따라서 더 좋은 조건을 내건 국내사가 나올 경우 언제라도 파트너쉽이 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제일약품의 지나친 타사제품 의존도와 연구개발에 대한 상대적 무관심은 회사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지난해 매출대비 R&D비중은 2.6%(85억)로 20대 상장제약사 평균인 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세부적인 연구개발비용에 대해서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 송광수 연구원은 “제일약품의 경우 자체개발 의약품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에서 성장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타사 오리지널제품 보유가 많은 것이 단기적으로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지난 리피토 제너릭(복제약)시장에서 보듯이 제너릭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자동으로 인하되는 약가로 인해 매출에 상당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는 지속적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이러한 시기에 제네릭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신약 개발에 소홀히 하는 제약사는 몇 년 후에는 사업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