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 3분기 대출태도지수는 6을 기록했다. 전 분기(19) 대출 태도 지수가 플러스(+)로 전환한 후, 2분기 연속으로 플러스를 유지했다.
한은은 국내은행 18개 등 총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책임자를 설문 조사했는데, 지수가 양(+)이면 ‘(대출태도) 완화’ 또는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 또는 ‘감소’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가계주택대출 태도지수(14)와 가계일반대출 태도지수(19)는 모두 높은 수준을 보였다.
앞서 2분기 은행권 가계 주택대출 태도는 2019년 3월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으로 완화로 돌아섰다. 전분기 가계 일반대출 태도 역시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완화를 기록했다. 2개 분기 연속으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춘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가계 대출 증가율이 올해 들어 계속 둔화하고 있는 탓이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2021년 1월 11.4%에서 올해 1월 6.2%로 추락했다. 4월에는 2.8%에 그쳤다.
3분기 가계 대출 수요도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은행의 종합 대출수요지수는 3분기 -2를 기록했다. 가계 주택대출 수요는 -6, 가계일반대출 수요는 -19였다.
반면 국내은행의 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는 대내외 경기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여신 건전성 관리 필요성 등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위험은 가계와 기업 모두 커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돈을 빌려줬다가 떼일 수 있다는 우려를 보여주는 신용위험지수는 3분기에 38로, 2분기(26)보다 12포인트(p) 높아졌다.
신용위험지수를 대출 주체별로 보면, 가계는 39를 기록해 전 분기(22)보다 위험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됐다. 중소기업(31)과 대기업(11)도 역시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은행은 내다봤다.
한은은 “가계의 신용위험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무상환 부담 증대 등으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은행 가계대출 금리(잔액기준)는 작년 말 3.01%에서 올해 3월 말 3.25%, 5월 말 3.42%로 치솟고 있다.
또 한은은 “기업 신용위험 역시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의 예상으로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