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시중은행을 다니다 명예퇴직 후 보험설계사를 거쳐 지점장이 된 유종호 알리안츠생명 빛고을지점장(53)이 화제다. 최근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다 퇴직 후 새로운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요즘같은 경기침체에 생각도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지점장도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유 지점장은 부서장까지 역임한 은행에서 19년만에 퇴직하면서 사업에 실패하고 퇴직금을 모두 날리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알리안츠생명을 다니는 전 직장동료의 권유를 받고 보험설계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
유 지점장은 "첫 계약을 올리기 위해 30년지기 친구를 찾아갔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실망했지만 굴하지 않고 교육 때 배운 세일즈 프로세스에 맞춰 열심히 고객들을 만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러한 유 지점장의 노력은 1년 만에 보험설계사로 입지를 굳히게 했으며 , 이후 지점장으로 부임한 지점 목표를 매월 200% 이상 달성해 2008년 연도대상 지점부문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업에 실패해 거리에 나앉을 뻔 했던 무직자가 억대 연봉자로 당당하게 부활한 것이다.
유 지점장은 그때를 잊지 않고 보험설계사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매월 수당지급일에 수당의 1%씩을 적립해, 1년에 두 번씩 무의탁 노인, 장애인 기관, 에이즈 환자 공동체 등에 기부하고 있기도 하다.
유 지점장은 "알리안츠생명을 통해 스스로 많은 힘을 얻었고 보험설계사들과 고객들에게도 그 힘을 전파하고 있다"며 "지난해에 비해 영업목표가 많이 올랐지만 올해에도 연도대상 3위 이내에 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