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 시장에 나온 서울 아파트가 줄줄이 주인을 찾지 못해 무순위 청약(줍줍)으로 나온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따라 서울 아파트 분양 시장 희비가 갈린 가운데 고분양가 단지들은 예년만 못한 경쟁률에 급기야 청약 미달까지 발생하며 반전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후 계약까지 줄줄이 취소돼 다시 주인 찾기에 나선 것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청약을 받은 서울 아파트 분양은 총 4건으로 그 가운데 3건이 무순위 청약을 받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무순위 청약에 나선 서울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는 30일 18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북서울자이폴라리스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전용 84㎡형 기준 분양가가 9억9600만~10억3100만 원으로 다소 높게 책정됐다. 그런 탓에 전용 84㎡A·B·C형의 경쟁률은 각각 22대 1, 18대 1, 16대 1에 그쳤다. 이번에 무순위 청약에 나온 물량은 1월 분양 후 남은 미계약분으로 전용 42㎡B 2가구, 전용 84㎡ 6가구, 전용 112㎡ 10가구다.
후분양 아파트으로 청약을 받은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전용 78㎡ 분양가가 최고가 기준 11억4780만 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에 휘말렸다. 그런 탓에 22개 주택형 가운데 6개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현재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 일정을 공지하고 다음 달 중 무순위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같은 기간 분양에 나섰던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 역시 분양 후에도 주인 찾기에 한창이다. 해당 아파트는 나홀로 아파트임에도 전용 59㎡의 분양가가 8억2750만 원에 달해 다소 아쉬운 청약 경쟁률을 받아들었다. 현재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은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물량 털어내기 중이고 끝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물량에 대해선 다음 달께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라 올해 아파트 청약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다음 달 청약을 받는 ‘한화 포레나 미아’ 역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전용 84㎡의 분양가가 11억4900만~11억5000만 원으로 책정됐는데 고분양가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분양 시장은 대출 규제와 무관한 구매력을 가진 수요자들이 참여할 수밖에 없는데 수요자가 외면할 만큼 높은 분양가가 책정된 물량은 시장 논리에 따라 미분양이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같은 줍줍 물량이라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분양 줍줍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H는 수서역세권 A3블록 신혼희망타운 잔여 세대인 4가구를 대상으로 30일까지 청약신청을 받는다. 전용 46㎡ 1가구, 전용 55㎡ 3가구로 구성돼 분양가는 각각 4억7953만 원, 5억6545만~5억7117만 원으로 시세보다 4~10억가량 저렴하다. 양원지구 S2블록에 들어서는 신혼희망타운 잔여 세대 1가구에 대한 청약도 이날까지 진행하는데 전용 55㎡의 분양가가 3억5227만 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4억 원 이상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