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매도가 3~4월 중 전면 재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정부가 오는 6월 MSCI 선진국 지수 워치리스트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잡으면서다. 6월에 워치리스트에 등재되려면 5월에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은 늦기에 3~4월이 유력하다는 주장이다. 워치리스트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전 후보에 오르는 단계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경제 발전 △주식 시장의 규모와 유동성 △시장 접근성 등 3가지가 주요 요건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440억 달러 이상의 해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면서도 “원화 역외거래 금지, 영어 정보 공개 부족,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 부분적 공매도 제한 등이 (편입 여부의) 주요 쟁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매도 폐지’가 아닌 ‘공매도 도입 후 바로잡기’를 말하는 것도 공매도 재개에 속도를 붙이는 요인이다. 지난달 이 후보는 “공매도 제도를 아예 폐지하는 것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라는 정책적 방향에 어긋나고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후보도 이달 자본시장 육성과 투자자 보호에 관한 추가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불법 공매도 적발 시 주가조작에 준하는 처벌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감시 전담 기구를 설치해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5일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이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공매도와 관련돼 “시간이 지나면 (공매도 전면 금지한 2020년 4월로부터) 2년이 넘어 가급적 상반기 중 정상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늦어도 6월 안에는 공매도가 전면 재개될 예정이다.
다만 당국 내부에서는 공매도 재개 시점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공매도 재개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 사실상 이번 6월에 MSCI 선진국 지수 워치리스트에 오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다. 한 관계자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단기간에 되기 어렵다”며 “정부가 노력해서 되는 이슈라고 보긴 힘들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공매도 재개 시점은 늦은 상반기인 5~6월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매도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초조해진 건 개미(개인 투자자)들이다. 투자자 A씨는 “우리나라 공매도는 본래 목적 외에 개미 털기와 기업 억누르기에 악용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라며 “무차입 공매도까지 가세해 가히 천하무적인 K-공매도”라고 비판했다. 일반 투자자(90일)와 기관, 외인(무제한)의 상환 기간이 다르고, 담보비율도 각각 140%, 105%로 달라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한 제도라는 주장이다. 경제사범에 대한 처벌이 약한 우리나라에서 공매도 도입은 국내 장을 기관과 외인의 놀이터로 만든다는 뜻에서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정보력, 자금력, 담보력 등을 기관과 비교하면 개인에게 위험한 게 맞다”며 “개인이 함부로 뛰어들 시장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