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그랜저가 돌아왔다. 35년 전 우리 아버지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각'이 살아있는 디지인 그대로다.
현대자동차가 35년 전 출시한 1세대 그랜저 외양을 전기차로 구현한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현대의 전기차 기술에 과거 고급 차의 상징이었던 ‘각 그랜저’의 클래식한 디자인이 접목된 모습에 대다수 누리꾼이 좋은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는 진지하게 판매를 요청했다.
현대차는 9일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를 공개했다. 최근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스튜디오에 전시된 이 차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유튜브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탔다.
차체는 각 그랜저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앞·뒤 픽셀 디자인의 램프를 통해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했다. 차 내부는 터치 조작이 가능한 대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했고, 벨벳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은 ‘뉴트로의 진수’라고 평했다.
1986년부터 1992년까지 생산·판매된 1세대 그랜저는 특유의 직선 디자인으로 소위 ‘각 그랜저’라 불린다. 현대차와 미쓰비시의 합작품으로 출시와 동시에 국내 대형 세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국산 고급 차의 대표 격으로 꼽히며 ‘회장님 차’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1세대부터 6세대 IG 모델까지 이어진 그랜저 시리즈는 5년 연속 내수 판매 1위 등극을 앞두고 있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가 시중에 출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콘셉트카이기 때문이다. 콘셉트카는 대개 기술력 홍보나 디자인, 기술 응용을 선보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생산 효율이나 기술적인 제약 없이 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대차 측도 해당 콘셉트카를 실제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각진 디자인의 안전 문제 때문에라도 출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누리꾼은 “최근 차량 안전 기준으로 인해 각지고 앞으로 튀어나온 범퍼를 가진 차가 시중에 출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2013년부로 적용된 자동차안전기준에는 보행자와 차량이 충돌할 시에 보행자 머리와 다리 보호 기준이 명시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