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공식화에 신흥국자금 유출 우려 확산...시장전문가 의견 엇갈려

입력 2021-11-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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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3일(현지시간) 국채 1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을 50억 달러씩 감축하기로 결정하며 테이퍼링 시행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른 신흥국 중심의 자금이탈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우선 코로나19 감염확산 이후 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1월부터 10월 31일까지 10개월간 코스피를 31조6071억 원 순매도했다. 특히 테이퍼링 시행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지난 7월부터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를 14조1515억 원을 팔아치웠다. 이는 올해 외국인의 전체 코스피 순매도 규모의 44.77% 수준이다.

4일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테이퍼링을 한다는 건 돈을 늘리는 폭을 줄이는 것”이라며 “돈을 끌어모으던 주식시장의 끝물이 다가온다는 우려가 확산할 것이기 때문에 차후 신흥국자금 유출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에 대해 인내심을 자지고 지켜보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모르는 일”이라며 “패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내년 6월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60% 이상이고 9월 역시 80%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특히 공급망 차질 부분은 G20 정상회담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됐기에 일부 해소가 예상되지만 인플레이션에 있어선 파월 의장도 불확실하다고 언급할 정도로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연준이 인플레이션 제어를 목적으로 단기간 내 높은 수준의 금리인상을 연달아 진행하지 않는 이상 일각에서 우려하는 퍼펙트 스톰은 직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심리가 여전하다는 분석도 있다.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안도할 수 있지만, 방향성이 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통화정책 정상화, 금리인상 국면을 극복하고, 오히려 선순환 구도를 만들 수 있는 펀더멘털 동력이 아직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며 “여전히 공급망 병목현상은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글로벌 펀더멘털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현재까지 진행된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테이퍼링 시행 우려를 선반영했다는 의견도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 연준이 테이퍼링을 공식화했지만 신흥국자금 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연준이 지속적으로 테이퍼링 시행을 예고하면서 신흥국들의 자금이 선제적으로 유출된 경향이 있다”며 “환율 역시 향후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외국인의 투자자금에도 매수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향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최대 1.25%까지 올리고 나면 추가인상은 제한적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국내 기업들의 수출실적이 양호하고 글로벌 부품공급의 병목현상을 겪고 있지만 연말로 가면서 이 또한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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