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현지로 날아가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인수에 성공한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를 찾아 현황을 점검했다.
내년 1월 세계 최대 IT정보쇼 CES 2022에서는 도심항공교통(UAM) 이착륙장인 허브(HUB)의 실물 공개도 검토 중이다.
16일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미국 보스턴에 자리한 모셔널 본사를 찾아 경영진과 기술 개발 방향성을 논의하고, 사업 추진 현황을 살폈다고 밝혔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3월 미국 자율주행 기술업체 앱티브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양측은 지분을 각각 50%씩 나눠 갖고 공동으로 운영 중이다. 모셔널 설립 후 정 회장이 본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셔널은 2023년 미국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와 함께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한 전기 자율주행차인 로보택시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모셔널이 개발 중인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직접 테스트하고, 시장 확대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모셔널을 앞세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의 실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 회장의 모셔널 방문은 자율주행 등 혁신 기술 분야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올해 초 새해 메시지에서 강조한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5를 활용한 로보택시 서비스는 최근 모빌리티 트렌드의 두 축인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융합한 것”이라며 “미래 이동성 혁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80% 지분을 거머쥐며 경영권을 인수한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양산형 4족 보행 로봇 '스팟' △두 다리로 직립 보행을 하는 '아틀라스' △최대 23㎏ 짐을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스트레치' 등을 살펴보고 로봇 산업 미래 등을 논의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벤처에서 시작해 현재는 인공지능과 인지ㆍ제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로봇 시장이 자동화 로봇 수요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해 12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로봇 기술이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 스마트 공장 구축 등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의 이번 현장 점검은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실증 과정 전반을 점검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번 현장점검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에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실증 작업이 본격화된다. UAM과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허브(HUB)의 보다 구체화된 모습을 조만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 1월 오프라인 개최가 확정된 CES 2022를 통해 그동안 개념과 조형물 등으로 제시했던 모빌리티 솔루션의 실물 공개도 검토 중이다.
UAM과 PBV를 연결하는 매개체 '허브(HUB)'의 실물 공개 계획도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수직이착륙 비행체인 UAM이 뜨고 내리는 '버티 포트(Verti Port)'와 자율주행 기반의 PBV를 연결하는 만큼, 이례적인 대형 전시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시공간의 제약이 큰 만큼, 별도의 야외 전시공간 확보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 건설을 시작한 현대차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역시 UAM과 PBV의 매개체인 '허브'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싱가포르 주룽 혁신단지에 부지 4만4000㎡, 지상 7층 규모로 건설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20년 1월 CES에서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를 공개하고, 곧이어 2월 스페인 모바일쇼에 기아가 참가해 차세대 커넥티드 시스템을 발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무산된 바 있다"라며 "지난 2년 동안 내부적으로 추진해온 모빌리티 전략을 내년 CES에 모두 쏟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