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콘텐츠 전쟁] (상) OTT 시장, 투자 경쟁 불붙었다

입력 2021-06-14 05:00 수정 2021-06-1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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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6-13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유료 가입자 확보 위한 독점 콘텐츠에 사활

#최고 시청률 16%를 기록한 SBS 방영 드라마 ‘모범택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중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다. 웨이브는 SBS와 공동 투자해 ‘모범택시’를 제작했고, 독점 판권도 사들였다. ‘모범택시’의 인기는 곧 웨이브의 유료 가입자 증가로 이어졌다. 올해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중 가장 높은 시청 시간을 기록한 데 더해 신규 유료 가입자가 가장 많이 시청하는 콘텐츠로 꼽힌 것이다. 방영 2주 차 만에 시청 시간이 3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도 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으로 뜨겁다. 유료가입자 확보를 위해 이동통신 자회사를 포함해 각사마다 미디어 콘텐츠에 사활을 걸고 있다.

13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내 OTT 업체들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승부수를 띄우며 주도권 잡기에 한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경쟁이 격화한 결과다. 한국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OTT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1100억 달러 규모다.

최근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곳은 티빙이다. 티빙의 모회사인 CJ ENM은 5년간 5조 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입하고, 올해만 8000억 원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티빙의 유료가입자는 2023년까지 800만 명을 확보하겠단 계획이다. 앞서 올해 1월 티빙은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4000억 원을 쓰고, 유료가입자 500만 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혀 이번 CJ ENM 발표에 따라 투자 금액도 자연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티빙의 경쟁력 중 하나는 tvN 예능 등 콘텐츠의 ‘스핀오프(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를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되어 나온 작품)’에서 비롯한다. 대표적인 예가 ‘신서유기 스페셜 스프링 캠프’다. 웹 예능으로 티빙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콘텐츠는 원작이 tvN ‘신서유기’다. tvN 채널에서 방영됐던 ‘신서유기’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은 이제 TV가 아닌 티빙으로만 볼 수 있다. 티빙 관계자는 “결국은 유료 가입자가 얼마나 유입하느냐 문제이기 때문에 좋은 콘텐츠를 변주해 티빙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SKT)의 자회사 콘텐츠웨이브는 올해 3월 발표에서 5년간 1조 원을 콘텐츠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2019년 출범 당시 2023년까지 3000억 원의 제작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데서 규모를 확 키운 것이다. 자금 확보를 위해 SKT는 1000억 원의 유상증가를 했고, 웨이브는 향후 투자 유치와 콘텐츠 수익 재투자 등으로 투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KT는 콘텐츠 제작 전문법인 ‘KT스튜디오지니’로 2023년까지 3년간 최소 4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 동시에 2023년까지 원천 지식재산권(IP) 1000개 이상을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웹툰ㆍ웹소설 IP 전문 자회사인 스토리위즈가 원천 IP를 발굴하고, KT스튜디오지니가 이를 활용해 드라마, 영화, 예능 등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 스카이티브이(skyTV), 올레tv, 스카이라이프 등에서 1ㆍ2차 판권을 유통하고 OTT 플랫폼인 시즌 등에서 후속 유통을 맡는다.

시즌은 7월 1일 별도 법인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치열해지는 OTT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빠른 의사 결정 등 분사에 따른 효과도 주목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몬스터스튜디오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2017년부터 유아와 아동을 대상으로 인터넷TV(IPTV)에서 서비스한 ‘U+아이들나라’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는 몬스터스튜디오와 향후 신규 콘텐츠와 서비스를 공동 기획ㆍ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남은 과제는 수익성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넷플릭스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같이 급성장한 반면 토종 OTT 업체들은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1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억 원가량 늘었고, 순손실 규모도 전년 212억 원에서 311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10월 CJ ENM에서 독립한 티빙은 4분기에 영업손실 61억 원, 순손실 45억 원을 냈다.

OTT 업계는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으로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도 재무 건전성을 우려하던 때가 있었다”며 “현재는 국내 OTT 업계도 수익성보다 투자에 집중하기 시기”라고 했다. 구현모 KT 대표도 스튜디오지니 간담회 당시 투자에 관해 “설사 손실이 나도 얼마만큼 견딜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데, (KT그룹이) 지원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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