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시그널로 읽힌다. 단일 상품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공모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어서다. 최근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도 ‘매출 다각화’에 한창이다.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은 연내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후속작으로 2051년을 배경으로 하는 신작이다. 구글플레이 사전 예약에서 43일 만에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는 한 게임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탈피하려는 방안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이 공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성과에 전체 수익이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크래프톤은 이영도 작가의 대표 판타지 장편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 지적재산권(IP)의 게임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지난 2019년에 시작했찌만 개발에 난항을 겪으며 중단된 바 있다. 이번 상장을 앞두고 방향성을 재설정해 처음부터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외 시가총액이 20조 원을 넘은 만큼 배틀그라운드를 활용한 새 게임과 새로운 IP 확장 성과가 기업 가치를 유지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롬바이오는 지난해 안티에이징 솔루션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매스티나를 론칭했다. 해당 브랜드를 통해 치약, 비누, 샴푸, 트리트먼트 등 프리미엄 생활용품을 내놨다. 상장을 앞두고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앞서 상장한 교촌에프앤비 역시 상장을 앞두고 3년 만에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매출 다각화에 힘쓴 바 있다. 교촌치킨은 2010년 허니 시리즈 출시 이후 ‘교촌라이스세트’라는 신메뉴를 선보이기까지 7년이 걸릴 정도로 신제품 출시에 신중했지만, 상장을 앞두고는 ‘교촌리얼후라이드’, ‘허니순살’ 등 신제품과 햄버거, 꽈배기 등 다양한 메뉴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공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이에 따라 매년 상장 심사가 늦춰지며 고배를 마셨던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로 코스피 직상장에 성공하며 성과를 거뒀다. 상장 후에도 가정간편식(HMR), 수제 맥주 사업에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한 기업 IR 담당자는 “지난 2018년 거래소에 상장 심사를 청구했을 때 거래소에서는 일부 제품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지적하면서 반려했다”면서 “이후 새로운 사업에 대한 다양한 계획을 만들어서 제출하자 겨우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이 한 가지 부문에만 집중돼 있으면 업황이 좋지 않을 때 매출이 심각하게 타격을 입고, 상장폐지까지 우려해야 해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상장 후 계획대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