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코로나19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1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모두 쌍끌이 증가세로 이 또한 1월만 보면 사상 최대 증가다. 부동산 및 주식 투자와 관련한 빚투(빚을 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내 투자)이 새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월은 계절적으로도 이사철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연말을 지나 증가 추세를 보이곤 하는 기업대출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부문별로 보면 주담대는 5조원 늘어난 726조9000억원을, 기타대출은 2조6000억원 증가한 26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1월 증가액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각각 직전 최대 증가는 지난해 1월 4조3000억원과 2018년 1월 1조4000억원이었다. 주담대 중 전세자금대출도 2조4000억원 늘었다. 이 또한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한 2007년 이래 1월 기준으로는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주담대는 지난해말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가 급증하면서 시차를 두고 늘었다. 실제, 작년 1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만3000호로 두달 연속 8만호대를 유지했다. 전세거래량도 3만5000호에 달했다.
기타대출도 주택거래 관련 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기에, 주식호황도 영향을 미쳤다. 이밖에도 설 연휴가 2월에 위치하면서 설 상여금에 따른 대출상환 요인이 적었던 것도 원인이 됐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통상 1월은 대출이 크게 늘지 않는 편인데, 지난해 1월에 이어 올 1월도 상당히 늘었다. 주택 매매거래가 지난해 10월부터 늘면서 시차를 두고 대출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타대출도 주택자금이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주식관련 자금수요도 섞였다”며 “당국의 대출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가 비수도권으로 확산한데다, 전세자금과 주식관련 수요, 코로나19 관련 생활자금 등 전반적으로 대출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작년 12월까지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이 많은 편이다. 계절적으로도 2~3월엔 봄 이사철이다. 반면, 설 상여금이 일부 들어와 상환하는 부분이 있고, 정부 DSR 규제방안도 예고돼 있다. 신용대출이 증가하면서 일부 은행들도 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2~3월엔 대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상하방 요인이 맞물려 있어 지켜봐야할 입장”이라고 전망했다.
윤 차장은 “기업자금의 경우 1월은 계절적으로 늘어나는 편이다. 12월 상환됐다 재취급되는 부문이 있어서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있어 예년에 비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