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시장에는 기술특례로 상장한 종목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업종별 다양화도 이뤄졌다는 평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종목은 103개사(社)다. 스팩(SPAC)을 제외하면 84개사로 2002년 이후 최대다.
특히 기술특례 상장은 25개사로 2005년 제도 도입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사전단계인 기술평가를 신청한 기업도 올해 사상 최고치인 57개사로 집계됐다. 전문평가기관 2곳의 평가등급이 A와 BBB 이상을 받으면 기술특례 청구가 가능하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사 중 8개 기업이 비(非) 바이오 기업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3개사, 소재ㆍ부품ㆍ장비 5개사 등이다. 기존 바이오 기업만이 기술특례 혜택을 받는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꾸준히 다른 업종의 상장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업종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체외진단 기업의 상장이 8개사로 지난해보다 2배 늘었고, 신약개발 기업의 상장 건수는 6개사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술특례 상장사는 2015년 29개사에서 2018년 36개사, 2019년 47개사, 올해 57개사로 대폭 늘어났다”면서 “내년에도 기술특례 상장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기술특례 청구기업 수가 늘어나면서 상장심사 청구기업(160개사)도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코스닥 신규상장을 통한 공모금액은 2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3840억 원)가 전체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9월 거래소는 소재ㆍ부품ㆍ장비 전문기업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소부장 기업에 대한 심사 절차를 우대하고, 기술평가 요건을 기존 2개에서 1개 평가기관의 A 등급 이상을 받으면 되도록 완화했다.
그 결과 2019년 1개사 상장에 불과했던 소ㆍ부ㆍ장 기업이 올해는 16개사가 다양한 상장트랙을 통해 정규 시장에 안착했다. 자본시장을 통한 사업 육성책의 성과라고 거래소는 평가했다.
공모 투자수익률은 10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 신규상장기업의 공모가 대비 24일 종가 기준 평균 상승률은 65.1%이고, 전체 상장사의 79%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술특례 상장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기술성장기업이 상장했다”면서 “코스닥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잠재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다양한 분야의 혁신기업이 상장을 통해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다만, 기술특례를 통한 신규상장의 증가 추세에 편승해,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 상장을 추진할 우려가 있다”면서 “기술력 수준, 보유기술의 수익창출능력 등을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면밀히 심사해 투자자 보호에도 빈틈이 없도록 기술특례제도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