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기업공개(IPO)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공모주 펀드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일반 개미(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직접 공모 시장을 대신해 적은 돈으로 ‘곁불’을 쬐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주 펀드에 최근 한 달 새 8090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지난 1개월간 1조 6947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된다.
최근 공모주 청약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동학 개미’들이 대안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1~2일 공모청약을 진행한 카카오게임즈는 3840억 원 공모에 58조5000억 원이 몰려드는 일이 발생했다. 경쟁률이 1525대 1인 데다 증거금률은 50%였기 때문에 1억 원을 증거금으로 넣어놓으면 달랑 5주(12만 원어치)를 받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공모에 참여한 약 41만7000여 명 가운데 4만 명은 단 1주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모주 청약 열풍은 카카오게임즈만의 일이 아니다. SK바이오팜이 공모 청약 열기에 불을 지핀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11개 기업이 청약 경쟁률 1000대 1을 넘겼다. 이 기간 공모 청약을 실시간 21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이다.
공모주 펀드는 대부분 평소엔 채권을 주로 담아 채권혼합형 펀드와 주식혼합형 펀드의 중간 수준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다. 운용수수료가 따르지만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청약에 참여해 기관물량을 받아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같은 공모주 펀드라도 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하이일드 펀드는 올해 말 관련 규정이 일몰될 때까지 공모주의 10%를 우선 배정받는다. 특히 코스닥 공모주일 경우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우선 배정 10%와 별개로 코스닥벤처펀드가 공모주 30% 이상을 배정받는다. 일반 투자자에 배정되는 20% 비중의 1.5배다. 최근 대부분 기업이 코스닥 시장서 상장하면서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하는 까닭이다.
개별 펀드 중에는 ‘현대인베트스트벤처기업&IPO증권투자신탁’ 27.8%(이하 최근 3개월 수익률),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증권투자신탁’(18.9%),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17.5%) 등이 안적인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하반기에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IPO 기대주들이 대기하고 있어 공모주 펀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에만 상장 예정인 기업은 15~17개 수준(스팩 포함)이다. 지난달에는 13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7, 8월에 이어 9월 IPO 시장도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카카오게임즈는 특히 청약증거금이 58.6조 원을 달성했는데, 이 자금이 10월 상장 예정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옮겨질지 관심이 모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