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실책 논란으로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한 가운데, 통합당의 민주당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공략 전략이 다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거여(巨與)' 민주당의 위기론도 본격적으로 거론되며, 향후 보궐선거, 대선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시행한 8월2주차(10일~12일) 주중 조사 잠정 집계 결과, 통합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1.9%포인트 상승한 36.5%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도는 1.7%포인트 내린 33.4%를 기록했다.
통합당은 특히 서울에서 39.8%를 기록하며 민주당(32.6%)을 오차범위 이상으로 앞질렀다. 반면,
민주당은 핵심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에서 11.5%포인트 떨어졌다. 통합당이 최근 연일 수해현장을 방문하며, 그동안 소홀했던 호남 지역 민심 챙기기에 나선 점이 한몫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핵심 지지층인 진보층(55.4%, 3.9%포인트↓)에서 지지도가 하락했다. 통합당 역시 지지층인 보수층(59.7%, 3.5%포인트↓)에서 떨어졌지만 대신 진보층(16.9%, 5.1%포인트↑)을 흡수했다.
특히 중도층 이탈이 양당의 지지도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0.7%포인트 하락한 30.8%, 통합당은 2.2%포인트 상승한 39.6%를 각각 기록하며 8.8%포인트에 달하는 격차를 보였다. 가장 뼈아픈 것은 모든 세대에서 급락한 점이다. 50대의 민주당 지지율이 30.7%P 떨어져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으며 18~29세(28.6%P↓), 60대(23.0%P↓), 30대(20.8%P↓), 40대(12.0%↓) 순으로 하락해 전 세대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린 사람이 많았다.
통합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추월한 건 창당 이래 처음이다. 특히 보수계열 정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역전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었던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돌아선 것은 부동산 관련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후속법안 등 16개 법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하며 독주했다는 논란이 민심 이반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청와대 참모진들이 부동산 관련 구설에 오르며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의혹 사건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 이 와중에 통합당은 민주당보다 한발 앞서 수해 현장을 적극 찾는 등 민심을 챙겼다.
민주당이 다시 1위를 되찾기 위한 '반전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이 실책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윤희숙 통합당 의원의 서민 입장 발언, 잇단 호남 수해 현장 방문, 선제적인 4차 추경 필요성 제기, 정강 초안에 5·18 정신 삽입 등이 특히 중도층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만8684명에게 통화를 시도한 결과 최종 1507명이 응답을 완료해 5.3%의 응답률을 보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