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이 여전히 뛰고 있다. 과거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 시장이 일단 냉각됐던 것과 달리 이번 6·17대책은 발표 2주가 지났는데도 시장에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지난주와 같은 0.12%를 기록했다. 재건축 단지는 0.06%로 전 주(0.15%) 대비 상승폭이 크게 줄었지만, 일반 아파트는 0.13%로 비슷한 변동폭을 이어갔다.
서울은 △강동(0.24%) △노원(0.24%) △도봉(0.23%) △구로(0.21%) △강북(0.19%) △금천(0.19%) △송파(0.18%) △동대문(0.16%) △성북(0.16%) 순으로 상승했다. 6·17대책 이후 각종 규제가 쏟아지면서 주택 보유자들이 거래에 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강동은 급매물 소진 이후 추가 매물이 더이상 나오지 않고 있어 매물 잠김이 심화됐다.
경기·인천은 0.10%, 신도시는 0.06% 올랐다. 경기권에선 규제 가능성이 커진 김포시의 상승폭이 0.36%→0.14%로 줄어든 반면, 남양주와 하남 등 3기 신도시 조성이 예정돼 있는 지역은 교통과 기반시설 개선 기대감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남양주(0.26%)의 상승폭이 가장 컸고, 이어 △하남(0.25%) △성남(0.20%) △광명(0.18%) △용인(0.16%) △의왕(0.16%) △안양(0.15%) △김포(0.14%) 순으로 올랐다.
전셋값은 매물 부족 심화에 서울이 0.09% 올랐다. 금천(0.20%)의 오름폭이 가장 컸고, △강남(0.19%) △송파(0.19%) △강동(0.18%) △성북(0.11%) △구로(0.10%) △강북(0.09%) △강서(0.08%) △광진(0.08%) △노원(0.06%) 순으로 올랐다. 6·17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된 강남 등은 임대 물건이 줄면서 상승폭이 오히려 커졌다.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와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등이 1000만~2000만 원 가량 올랐다.
경기·인천과 신도시 전셋값은 모두 0.05%씩 올랐다. 지난주와 비슷한 변동폭이다. 양주가 0.33%로 가장 많이 올랐고, △하남(0.29%) △남양주(0.14%) △성남(0.13%) △의왕(0.12%) △광명(0.07%) △군포(0.07%) △용인(0.07%) △의정부(0.07%) 순으로 상승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6·17대책 이후에도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아 김포 일대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지정과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강화, 3기신도시 사전청약 물량 확대 등의 추가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며 "보유세 부담과 초저금리로 전세물건이 월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져 전세시장에선 매물이 더 귀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