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류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한령’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국내 게임업계의 중국 판호 발급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자판호 발급 위주…국내 게임은 성장 둔화 = 5일 게임업계 일각에서 막혔던 중국 진출 길이 다시 열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현재 국내 게임업체가 중국에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에서 발급하는 ‘판호’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허가권이지만, 중국에서는 2017년 사드 이슈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로 인해 2018년부터 출시한 국내 게임이 중국에 진출한 사례는 아직 없다.
다만 국내 게임 IP를 기본으로 중국 게임업체가 개발한 게임이 ‘내자판호’를 발급받아 서비스한 사례가 일부 있을 뿐이다. 최근에는 중국 텐센트가 웹젠의 IP인 ‘뮤’를 활용해 만든 ‘전민기적2’가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중국 게임으로 포함되기 때문에 국내 게임업계가 중국에 진출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특히 중국 내에서도 내자판호를 발급받는 것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7조 원으로 올해는 이보다 더 높아져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길이 막히자 북미·유럽·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성장이 둔화된 모습이다. 특히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은 막혔지만 중국 게임은 꾸준히 국내 시장에 진출해 시장과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판호 발급 기대감 낮춰야…아직 시기상조다” = 게임업계 일부에서는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현상이 게임에까지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한한령 해제가 가시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 판호 발급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중국 시장에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게임 판호 발급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며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신호가 나올때까지 한중관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학회에서도 판호 발급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지난해 말 위정현 게임학회장이 취임하며 판호 발급을 위해 시진핑을 직접 만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장기화되면서 이조차도 쉽지 않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한한령의 핵심은 게임과 K팝 공연 등 관광 산업인데 게임은 이 중 예민한 이슈에 들어간다”며 “관광 분야에서 일부 해제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뿐, 게임 산업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판호 발급이 풀린다고 해도 중국의 텐센트조차 시간을 오래 들여 내자판호를 받을 정도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바로 판호를 발급받기는 어렵다”며 “만약 판호 발급이 재개된다고 해도 극소수만 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면적인 판호 발급이 재개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기대감이 너무 앞서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