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에서 소자가 놓이는 기판 내부에 부드러운 물질 층을 삽입해 딱딱한 물질을 부드럽게 구부릴 수 있게 만드는 새로운 개념의 '유연기판'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포스텍 정윤영 교수 연구팀이 “부드러운 물질을 기판내부에 삽입해 응력 감쇄 효과를 일으키는 차세대 폴더블 전자소자 구현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응력(stress)은 외부의 힘이 물체에 작용할 때 내부에 생기는 저항력으로, '변형력'이라고도 한다. 물질은 재료 고유의 응력 한도를 가지고 있으며, 딱딱한 물질에는 작은 힘을 가해도 응력이 쉽게 한도를 넘게 되고, 이때 재료가 파괴되며 금(crack)이 나타나게 된다.
과기정통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5월 6일(한국시각)자에 게재됐으며, 연구팀은 관련 기술로 국내특허와 미국특허를 출원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및 폴더블폰 기기와 같은 유연 디스플레이 세계시장 규모는 2019년 79.1억 달러에서 25.9%의 연평균 성장을 지속해 2025년에는 3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응용되는 유연 전자 기술에는 구부림에 강하면서도 전기ㆍ광학적 성능이 우수한 소재가 요구된다. 하지만 유연성 구현을 위해 그동안 개발된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고분자 기반 소재들은 성능과 양산성이 기존의 딱딱한 물질들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유연 전자 기기에서 전자 소자에 가해지는 응력 자체를 줄일 방법을 모색하던 중 유연 기판 내에 부드러운 물질 층을 삽입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응력 감쇄층이 삽입된 유연 기판의 경우 일반 유연 기판에 비해 표면 변형률이 크게 감소되는 것은 물론 기존의 딱딱한 소재를 이용하더라도 구부림에 의한 성능 저하가 없다는 사실을 이미 디스플레이 제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인듐 주석 산화물’소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정윤영 교수는 “본 연구는 신소재 개발 위주의 기존 유연 전자소자 연구와 달리 기판의 구조적 변화를 통해 소자에 가해지는 응력을 줄이는 새로운 방식의 유연 소자 제작 기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새로운 유연물질의 개발과정을 획기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응력 감쇄형 유연 기판 기술은 기존에 산업계에서 성능이 검증된 금속과 세라믹을 사용해 유연 전자소자 구현이 가능한 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유연 전자기기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