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펀드 환매 연기로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땅으로 떨어졌다.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신규 펀드수와 설정액이 급감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 기준 사모펀드 신규 설정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30% 급감해 6조3103억 원을 기록했다. 라임자산운용을 시작으로 알펜루트자산운용, KTB자산운용이 잇따라 펀드 환매를 연기하면서 사모펀드 시장이 빠르게 위축된 영향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임자산운용과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원인이 됐던 복층 투자구조(모ㆍ자ㆍ손 구조)에 대한 모티터링이 강화됐다”며 “이 밖에도 금융당국은 △시장규율을 통한 위험관리 강화 △투자자보호 취약구조에 대한 보완 △금융당국 감독 및 검사 강화 등의 제도 개선을 밝혔는데 사모펀드의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신규 설정된 사모펀드는 △파인밸류자산운용 ‘파인밸류POSTIPO 1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타이거자산운용 ‘타이거목표달성형TARGET4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지안자산운용 ‘지안Sequence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1C’ △엘비자산운용 ‘엘비24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 등 37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4건)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수치다.
올해 설정액(6일 기준)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슈로더투자신탁운용으로 재간접펀드의 급감으로 68.05% 줄었다. 이어 위너스자산운용(-46.12%), 씨케이골디락스자산운용(-43.34%), 케이에스자산운용(-39.03%), 라임자산운용(-38.89%), 라움자산운용(-37.0%), 스탠다드자산운용(-32.0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알파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118.69%로 상승해 가장 높은 설정액 증감률을 보였다. 주식형을 줄이고 대체자산인 부동산 사모펀드 설정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큐자산운용(108.80%), 피아이에이자산운용(103.85%), 마일스톤자산운용(86.12%), 스팍스자산운용(76.15%),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74.57%) 등도 설정액이 크게 증가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모펀드가 지난 10년간 100조 원에서 400조 원 규모로 급성장했다”며 “그러나 유동성 및 금융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인식 환기로 사모펀드를 둘러싼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