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27조7685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52.84% 줄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은 230조40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8% 감소했다. 순이익은 21조7389억 원으로 50.98% 줄었다.
예상했던 부진이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점은 긍정적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7조160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7% 줄었는데, 6조5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 시장 전망치 대비 10% 상회한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13% 증가한 3조4500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4조1200억 원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이다.
수요 증가세가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서버 고객사의 수요가 늘었고, 5G(5세대 이동통신) 영향에 따른 주요 응용처의 수요도 확대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메모리의 경우 D램 가격이 하락해 실적이 줄었지만, 시스템반도체는 고화소 이미지센서와 고성능 컴퓨팅(HPC) 칩 수요 증가로 이익이 증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메모리 재고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IM) 사업 역시 실적이 개선됐다. IM부문은 매출액 24조9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조5200억 원으로 67% 늘었다. 플래그십 제품 판매 확대와 갤럭시 A시리즈 라인업 재편으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부문 영업이익은 2200억 원으로 전년 4분기 대비 77% 급감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일부 프리미엄 제품군 수요 약세로 실적이 소폭 감소했고, 대형 디스플레이도 업계 공급 확대로 실적이 하락했다.
가전(CE) 부문은 매출액 12조71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 늘었고, 영업이익은 8100억 원으로 역시 19% 증가했다. QLED와 초대형 등 프리미엄 TV의 판매가 늘었고 냉장고와 세탁기 등의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4분기 환율 영향은 달러와 유로 등 주요 통화가 원화 대비 약세를 보여 영업이익에 전분기 대비 약 3천억원 수준의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하락을 예상했다.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의 경우 일부 서버와 모바일용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하락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중소형 패널은 주요 고객의 수요가 둔화하고, 대형 패널은 비수기 아래 적자가 지속하는 등 어려움을 예상했다.
스마트폰 사업 역시 플래그십ㆍ폴더블 신제품이 출시되지만,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도 늘어 지난해 4분기 수준의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연간으로는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중에도 주요 사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스템LSI는 5G 칩과 고화소 센서 채용 확대에 따라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극자외선(EUV) 5ㆍ7나노 양산 확대와 고객 다변화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차별화된 기술과 디자인으로 리더십을 강화하고, 폴더블 등 신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대형 디스플레이의 경우는 공급과잉이 지속하는 가운데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사업구조 전환 비용이 발생해 실적 약세를 예측했다.
IM 사업은 스마트폰은 5G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규 디자인을 적용한 폴더블 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중점을 두며 네트워크는 해외 5G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 투자로 약 26조9000억 원을 집행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22조6000억 원, 디스플레이 2조2000억 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투자는 메모리의 경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설비투자는 시황 회복 추이에 맞춰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스템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5G와 같은 미래 성장 사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