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디온라인이 ‘이자 없는’ 영구채를 발행했다. 대상은 최대주주 등으로 자본을 확충해 신사업 추진과 경영 정상화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와이디온라인은 지난해 마지막 날, 47억여 원 규모 9회차 CB(전환사채)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자산 80억 원 대비 58% 수준이다.
해당 CB는 만기가 30년이지만 무제한으로 연장할 수 있는 ‘영구채’다. 영구채는 ‘신종자본증권’으로도 불리며, 상환 제한없이 이자만 지급하기 때문에 장부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일반적으로 국가기관이나 대기업 등에서 장기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할 때 발행한다.
주목할 점은 이자가 없고, 중도상환도 불가능한 발행 조건이다. 해당 CB는 표면이자율 0%에 콜옵션이 없다. 만기이자율은 5%지만, 풋옵션(Put optionㆍ조기상환청구권) 조항으로 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을 제한했기 때문에 사실상 의미가 없다.
통상 영구채가 고금리에 콜옵션(Call optionㆍ매도청구권)을 통해 조기상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결국 CB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려면 내년 12월 31일 이후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는 방법밖에 없다. 다만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현재 와이디온라인이 거래정지 상태라 매각은 어렵다. 사실상 현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면 자금 회수가 불가능한 셈이다. 발행 대상자는 최대주주인 에이비씨솔루션(32억 원) 외 7명(15억 원)이다.
시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해 마지막 날 자본을 확충한 것은 올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급감해 실질심사 대상이 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가 회사 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영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 중 7억여 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40억 원은 타 법인 증권 취득에 사용한다. 기존 사업인 게임 부문에서 실적이 급감한 만큼 새로운 신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활발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디온라인 관계자는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올해 신규 사업과 타 법인 인수 검토 목적”이라며 “올해는 경영 정상화와 신사업 추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