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국제유가ㆍ실질금리 힘입어 성장속도 높아질 것”

내년 경기가 국제 유가와 실질 금리에 힘입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 속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1일 KB증권은 무역분쟁 소강과 통화 정책 완화로 내년 연간 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 속도가 높아지는 우상향의 경기를 예상했다.

KB증권은 지난해와 올해의 경제 상황을 각각 ‘긴축적 통화정책과 무역분쟁의 조합’과 ‘완화적 통화정책과 무역분쟁 고조’로 요약했다. 아울러 내년은 무역분쟁이 소강 국면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완화적 통화 정책 효과가 경기에 반영될 것으로 봤다. 글로벌 경기선행지수 및 주요국 제조업경기지수는 이미 바닥국면에 진입하거나 상승 반전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통화완화의 효과가 경기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 필요한 것은 낮은 유가”라며 “내년 세계 GDP 중 유류 소비 비중은 2.5%로 전망되며, 이는 1980년 이후 평균(2.6%)과 유사해 경기 회복을 지지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GDP 대비 유류 소비 비중이 4.5%를 웃돌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나, 현재 2.5%는 이와 거리가 멀다”며 “아울러 유가는 비용뿐 아니라 물가 압력과 연결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측면에서 주목되는 것은 실질금리”라며 “올해 연초에는 유럽과 일본을 제외하면 플러스였던 실질금리(국채 10년물- 물가 상승률)가 10월을 기점으로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대부분 국가에서 마이너스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들 국가가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로 절대적임을 고려하면 글로벌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로 하락한 셈”이라며 “저성장, 저물가로 인해 낮은 명목 금리도 충분히 긴축적인 매크로 환경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경기 모멘텀 개선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무역분쟁, 미국 대선,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중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2차, 3차 협상은 불투명하고, 브렉시트ㆍ미국 대선 등 여러 정치 이벤트가 많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불확실성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