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2020년 말까지로 예정된 브렉시트 이행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과 EU간 복잡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하기에는 1월 말 탈퇴 이후 주어진 11개월간의 이행기간이 매우 짧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EU와 영국은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2020년 12월 말까지를 이행기간으로 설정했다. 이로써 1월말 탈퇴 이후에도 영국은 현재처럼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게 된다. 또 예산 분담을 포함해 EU 회원국으로서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양측은 자유무역협정을 비롯해 무역, 안보, 외교 등을 포괄하는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EU 관계자는 “미래관계 협상 결과는 충분한 시간이 보장해준다”면서 “이행기간을 2020년 말로 못 박은 보리스 존슨 총리는 입장을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행기간을 조속히 연장하는 게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미래 관계를 협의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릴 것인지는 전적으로 영국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지난 13일 EU 정상회의를 마치고 “매우 짧은 전환 기간에 따른 어려움이 있다”면서 “내년 말 갑작스러운 ‘경제절벽’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영국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관리들은 짧은 이행기간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에 버금가는 충격을 가져다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영국에 이행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전환 기간은 영국과 EU 모두의 동의를 전제로 한 차례, 1∼2년 연장할 수 있다. 영국이 이행기간 연장을 수용하도록 하기 위해 영국이 EU에 지급해야 하는 분담금을 EU가 줄여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존슨 영국 총리는 2020년 말까지 EU와 협상을 끝내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후, 존슨의 입장은 더 확고해졌다는 평가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도 스카이뉴스에 출연해 “EU와 무역협상을 내년 말까지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이행기간 연장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