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쏠쏠한 이자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주식 살 돈을 빌려주고 받는 이자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금융당국까지 나섰지만 증권사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전체 57곳의 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총 1조2394억 원이다. 지난해 동기(1조3292억 원)보다 6.76% 감소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기록이 전년 대비 34.3% 급증했던 만큼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증권사는 고객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거나 주식 매입 목적의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이자 수익을 받는다. 주식 매입 자금을 빌려주는 ‘신용거래융자’와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하는 ‘예탁증권담보대출’ 등으로 증권사의 쏠쏠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10.07% 줄어든 1926억 원으로 업계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같은 기간 1265억 원을 벌어들여 지난해 동기보다 9.14% 늘었다. NH투자증권(1248억 원)와 삼성증권(1248억 원)은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0.04%, 1.57% 늘었지만 한국투자증권(1240억 원)과 KB증권(1134억 원)은 각각 6.17%, 9.62% 감소했다.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여력이 커지면서 신용공여 한도가 늘어나자 신용공여 이자수익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13년 6840억 원 △2014년 9458억 원 △2015년 1조1642억 원 △2016년 1조1965억 원 △2017년 1조3708억 원 △2018년 1조7528억 원 등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9조5015억 원으로 지난달 30일(9조425억 원) 이후 13거래일 연속 증가하고 있다. 신용공여 잔고는 증시 악화로 지난 8월 9일 8조130억 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9조 원 중반대로 복귀했다. 국내 증시가 급격히 하락하기 전인 7월 말 수준까지 다시 늘어난 셈이다. 이에 올해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