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은행이 개최한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시중 은행장들은 이같이 밝혔다. 사실상 이주열 한은 총재 앞에서 기준금리를 1.25%까지 떨어뜨린 한은 통화정책에 대해 에둘러 우려와 불만을 표명한 셈이다.
앞서 이 총재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그는 금융협의회 개최전 배포한 모두발언 자료를 통해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만이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는 핵심 열쇠”라며 “특히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로서는 생산성 제고가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주문하고 나선 것으로 사실상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가계부채 문제는 한고비 넘겼다는 인식이다. 은행장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가계대출 억제 노력 등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참석자들은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수도권과 지방간 부동산 시장 상황이 차별화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밖에도 기업이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평가했다. 은행장들은 “기업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는 징후가 아직 지표상으로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들은 “기업 업황 및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저신용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대출자산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반면 이 총재는 참석자들에서 금융산업 자체의 고부가가치 창출과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움을 주길 당부했다. 그는 “금융산업은 통신, 기계장비임대업 등과 함께 생산자 서비스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경제 전체 생산성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지 않다”며 “디지털 인재 확보,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관련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스스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투자에 필요한 자금중개기능의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잠재력이 큰 기업을 발굴 육성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이 총재를 비롯해 김도진 기업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이동빈 수협 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한은 총재와 은행장들과의 만남인 금융협의회는 올들어 두 번째에 그치고 있다. 김중수 전 총재 재임시절이던 2013년엔 연중 11회나 개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