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 ‘OK’, LNG발전소 ‘NO’…하이닉스, 사업하기 힘드네

입력 2019-09-19 15:07 수정 2019-09-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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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LNG발전소 건립 반대…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토지수용 반발

▲SK하이닉스 청주공장(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청주공장(사진제공=SK하이닉스)

1조7000억 원이 투입되는 SK하이닉스의 스마트 에너지센터 건설이 환경영향을 우려하는 지역사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할 때는 적극적으로 나서다가 반도체 공장시설 중의 하나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립은 반대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청주에 585㎿급 LNG 발전소를 건립하기 위해 현재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돌입했다. 올 3월 SK하이닉스는 약 1조 6800억 원을 들여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자체 발전소 건설에 나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에 1기씩 LNG를 기반으로 한 열병합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발전소 건설에 따라 가용할 수 있는 전기 생산량은 총 57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연간 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현재 사용하는 전력량의 절반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자체 발전소 건설에 나서는 이유는 신규 공장 건설 등 생산시설 증가로 향후 전력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력 수급 안전성 확보가 필요해졌으며, 전력공급 다변화 목적으로 LNG 기반 열병합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지역사회의 반대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게 됐다. 청주지역의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는 LNG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해화학물질과 미세먼지를 이유로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가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45.4%가 SK하이닉스의 LNG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찬성 의견은 12.5%에 불과해 반대가 찬성의 4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건강과 환경을 우려한 지역사회의 주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할 때에는 지자체 단체장과 시의회, 시민연대가 직접 대대적으로 나서 결의문 및 건의문 채택, 서명운동을 벌였으면서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발전소 건립은 반대하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핌피(PIMFY·Please in my front yard)와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현상이 겹쳐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특히, LNG 발전소 건립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와 반도체 공장 증설에 따른 지역경제 상승 효과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북시민대책위가 실사한 설문 조사에서도 발전소 설립 반대 응답자 가운데 일부는 LNG 발전소 건설 무산으로 SK하이닉스 공장 신설이 어려울 경우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대쪽 목소리도 충분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발전소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돌리기 위해 필요한 공장의 일부로 봐야 한다. 현재 환경영향평가와 주민설명회가 진행중이니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문제가 장기화하지 않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LNG 발전소뿐만 아니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에서도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부지에 속한 마을 주민들과 토지 소유자들이 자신들의 마을과 토지를 사업부지에서 제외해 달라며, 강경 반대에 나선 것. 현재 상황에선 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토지 보상을 받는 것에 그치지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서 이들 땅이 제외될 경우 주변 인프라 확대에 힘입어 땅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산업계 관계자는 “사업 현안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기업과 지역사회가 충돌하는 경우가 빚어지고 있다”며 “기업은 지역사회를 설득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지역주민은 기업이 지역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 상호협력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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