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펀드 수익률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 러시아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5.74%다.
개별펀드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은 수익률이 8.59%로 가장 높았고, 신한BNPP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7.24%)과 MSCI 러시아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7.00%)가 뒤를 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인도펀드의 수익률은 -1.03%를 기록했다. 특히 인도펀드는 1개월 기준으로 해외펀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권에 진입했다.
러시아와 인도펀드의 수익률 흐름은 국제유가 흐름과 무관치 않다. 산유국인 러시아는 국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 증시에서 에너지 기업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40%에 달할 정도다. 이에 러시아펀드 대부분 현지 에너지기업을 담고 있어 펀드 수익률이 국제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인도의 경우 원유 소비량의 80%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유가 변동성에 취약한 경제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충격에 따른 유가 상승 영향은 경상수지 대비 원유 순수입이 많은 국가에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세계 원유 순수입 상위 15개국에서 2018년 경상수지 적자 대비 원유 수입 비중이 큰 국가는 인도”라고 설명했다.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상승폭은 2008년 12월 이후 최대다. 14일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의 핵심 석유시설 2곳을 공격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중장기적으로 강세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금 반영되며 원유 강세장이 지지될 것”이라면서 “향후 공급 차질 우려는 해소되더라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유지될 가능성이 커서 WTI 가격이 배럴당 65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