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두 곳 모두 외화 발행어음을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가입을 받지 않고 영업점을 통해서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달러 자산을 맡기면 1년 만기 기준 최대 3.3% 약정 수익률을 달러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최근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품 수요는 늘었지만 정작 접근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점 방문으로만 가입할 수 있다는 불편함에도 출시 6개월도 안 된 4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2500억 원, NH투자증권은 3700억 원 규모를 판매했다.
환전·외화송금과 관련한 시스템을 아직 갖추지 못해 지점 방문으로만 상품 가입을 받고 있다는 게 두 회사의 설명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환전 등과 관련해 모바일과 온라인 화면 내용을 바꿔야 하는 만큼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하반기 가입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측도 “순차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화 발행어음은 지난해 11월 27일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으로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을 인가받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외화표시 발행어음 업무를 허용하면서 시작됐다.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해 12월 17일, NH투자증권이 올해 1월 28일 해당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주목할 대목은 관련 원화 발행어음 사업 착수 시점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각각 5월, 11월 관련 사업을 시작한 만큼 최종 출시까지 시스템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최소 6개월가량 있었다는 의미다.
이마저도 역마진 우려 때문에 약정수익률은 지난달부터 인하 추세에 들어갔고, 한국투자증권은 1억 원 이상 고액은 가입을 받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인가를 받고 ‘3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 KB증권은 이러한 기존 고객들의 불편함을 인지하고 모바일과 온라인에서도 가입할 수 있도록 출범 준비를 마쳤다. KB증권의 외화 발행어음은 3일 모바일-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1· 2호 사업자의 시스템 미비에 대해 ‘고객 수요’로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이전까지 고객의 수요가 크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관련 상품에 대한 고객의 (온라인 가입) 니즈가 크지 않아서 업무 순위에서 밀려난 감이 없지 않았다”면서 “최근 해외주식과 해외상품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