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포스코가 각각 반도체, 철강 산업 글로벌 1위 업체보다 성장성 측면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수출 주력 8대 업종의 국내 1위 기업과 글로벌 1위 기업 간의 성장성과 수익성 경영지표를 비교·분석한 결과,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에서는 국내 1위 기업들이 글로벌 1위 기업에 크게 뒤처졌으나,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 증가율 측면에서는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증가율 측면에서는 반도체와 철강 등 2개 업종에서 글로벌 1위 기업들에 비해 우위였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의 매출액 증가율이 16.2%로 인텔의 11.2%보다 5.0%p 높았다. 철강도 포스코의 매출액 증가율이 8.3%로 아르셀로미탈의 7.8%보다 0.5%p 높았다.
반면 석유화학, 자동차,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석유제품, 일반기계 등 6개 업종은 열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1위 기업에 비해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부진한 업종은 석유화학으로 LG화학은 3.0%인 반면 토탈은 21.6%를 기록했다.
이어 △자동차(현대자동차 1.0%·폭스바겐 18.7%)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5.8%·BOE 2.8%) △자동차부품(현대모비스 0.1%·덴소 5.2%) △석유제품(SK이노베이션 18.1%·시노펙 20.4%) △일반기계(두산인프라코어 17.5%·캐터필러 18.2%)순으로 나타났다.
8대 수출 주력업종 국내 1위 기업들의 해당 분야 매출 합계액은 2017년 342조1000억 원에서 2018년 367조4000억 원으로 비해 7.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1위 기업들은 1000조4000억 원에서 1173조6000억 원으로 17.3% 증가했다. 한국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9.9%p 뒤처진 셈이다.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매출액 증가율 격차는 더욱 커진다. 반도체를 제외한 7개 주력업종 국내 1위 기업들의 해당 분야 매출 합계액은 2017년 267조8000억 원에서 2018년 281조1000억 원으로 5.0%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글로벌 1위 기업들은 동일기간 929조5000억 원에서 1094조7000억 원으로 17.8%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율 격차가 9.9%p에서 12.8%p로 확대됐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한국 1위 기업들이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등 4개 업종에서 글로벌 1위 기업들에 비해 앞섰으나,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등 4개 업종에서는 뒤처졌다.
글로벌 1위 업체의 영업이익률 증가율을 앞선 업종은 △자동차부품(현대모비스 0.0%·덴소 -23.4%) △석유화학(LG화학 -24.1%·토탈 -41.3%) △철강(포스코 22.0%·아르셀로미탈 17.1%) △반도체(삼성전자 26.6%·인텔 21.9%)였다.
반대로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제품, 디스플레이에서는 글로벌 1위 기업보다 열세를 보였다. △일반기계(두산인프라코어 28.3%·캐터필러 93.3%) △자동차(현대자동차 -58.9%·폭스바겐 1.1%) △석유제품(SK이노베이션 -34.3%·시노펙 -19.5%)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51.5%·BOE -40.2%) 순이다.
8대 수출 주력업종 국내 1위 기업들의 해당 분야 영업이익 합계액은 2017년 56조1000억 원에서 2018년 60조5000억 원으로 비해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글로벌 1위 기업들은 76조8000억 원에서 80조 원으로 4.2% 증가했다. 한국 1위 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글로벌 1위 기업들보다 3.6%p 앞선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8대 수출 주력업종에서 국내 1위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반도체를 제외한 7개 주력업종 국내 1위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2017년 20조9000억 원에서 2018년 15조9000억 원으로 23.8% 감소한 반면, 글로벌 1위 기업들은 동일기간 56조3000억 원에서 55조 원으로 2.3% 감소하는 데 그쳤다. 국내 1위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 격차가 3.6%p비교우위에서 21.5%p 비교열위로 전환되는 것이다.
유환익 한경연 상무는 “지난해 주력업종 국내 1위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매출액 측면에서 뒤처졌으나,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은 국내 1위 기업들이 내실을 중시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올해에는 미중 무역전쟁, 세계경제 둔화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됨에 따라, 국내 1위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