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대국민 TV연설에서 핵합의에서 전면 탈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약속은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에서 탈퇴한지 1년 만에 이란이 합의에 참여한 프랑스와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등의 반발에도 마찬가지 강수를 둔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 앞서 해당 내용을 당사국들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강경파들이 핵합의를 깨려 한다”며 “핵합의는 중동 지역과 세계의 이익에 부합하지만 이란의 적들에는 그렇지 않다. 이에 미국은 합의를 깨고자 2015년 이후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4년 전 핵합의에 따라 이란은 농축 우라늄과 중수에 대한 제한된 양만을 보유하고 초과분은 외국으로 내보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3일 이란의 초과분 수출을 지원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사실상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거나 현재 설정된 한도를 무시하도록 강요했다고 CNN은 설명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현 단계에서 농축 우라늄과 중수 보유 한도를 더는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이란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당사국에 60일의 마감시한을 제시했다. SNSC는 “다른 파트너들은 미국의 후속 제재로 인한 이란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데 60일의 시간이 있다”며 “협상이 실패하면 우리는 우라늄 농축도를 올리는 것은 물론 아라크 중수로 현대화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라크 중수로는 핵무기 제조에는 부족한 양의 플루토늄만을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의학용으로 설계 변경 작업이 진행 중인데 이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60일 안에 중국과 프랑스 등 다른 나라가 미국에 맞서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사실상 핵합의를 파기하겠다는 최후통첩과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