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초기 스타트업 펀드에 참여한다. 이는 리스크가 큰 투자방식이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 대표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출범 예정인 펀드에 국민연금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새로운 글로벌 펀드에 대해 보도했다.
이 대표는 최대 5억 달러(약 5600억 원) 규모로 조성될 글로벌 펀드에 소프트뱅크와 국민연금, 기타 운용사와 기업이 참여한다고 언급했다. 소프트뱅크의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소프트뱅크벤처스 관계자는 “국경에 상관하지 않고 어느 지역에 있는 업체이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게 이번 펀드의 테마”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 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이다. 현재는 서울과 중국 베이징,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팀을 두고 있다. 1조1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이며 누적 펀드 수는 15개다.
이에 앞선 작년 11월 국민연금은 소프트뱅크벤처스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고 자금을 600억원 이내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자금이 이번 펀드와 연관성이 있느냐는 질의에 국민연금 관계자는 “11월에 준 자금은 해외 벤처에 투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집행하는 자금에 대해선 “개별 출자 건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최근 해외 주식과 펀드 등에서 직접 운용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답했다.
국민연금은 2002년부터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대체투자를 해왔다. 또한 장기투자자로서 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하여 해외 및 대체투자 확대 등의 투자 다변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러한 방식의 투자는 리스크가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비교적 안전한 주식이나 채권으로만 가는 것보다 대체투자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