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의회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57억 달러를 통과시켜주면 ‘다카(DACA·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를 3년 연장하겠다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타협안을 제시한 것은 셧다운 29일 만에 처음이다.
다카 연장 외에도 대규모 자연재해나 내전을 겪은 남미·아프리카 국가 출신자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미국 내 임시 체류를 허용하는 ‘임시보호지위(TPS)’ 갱신 중단 조치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다카는 2012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불법 이주한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청년들이 학교와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추방을 유예한 행정명령이다. 최대 80만 명이 혜택을 받은 정책으로, 민주당에서는 오바마 정부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오바마 지우기’에 나서면서 2017년 9월 다카 폐지를 결정하고 6개월 유예기간을 주며 의회에 대체 입법을 요구했다. 그러나 여야 협상 공전으로 대체 입법이 이뤄지지 않자 대법원에 즉각적인 폐지를 요구해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 예산이 통과되지 않으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예산 전용과 병력 동원을 통해 장벽을 짓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의회 권한 침해”이자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정책을 거래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타협안에 대해 “이것은 양측이 받아들여야 할 상식적인 타협”이라며 민주당의 수용을 거듭 압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애초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것(non-starter)”이라며 즉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통령의 제안은 이미 예전에 거부됐던 것”이라며 “드리머(추방 유예된 불법 체류 청년들) 문제에 대한 항구적인 해법도 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