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6거래일 연속 매수세에 힘입어 2100선 고지를 탈환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 1조 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3% 오른 2106.10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 2100선을 넘어선 것은 작년 12월 5일(2101.31) 이후 처음으로 약 40일 만이다.
지수 상승을 이끈 주역은 외국인으로 하루 새 99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 869억 원, 189억 원어치 매물을 던진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9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째 주식 쇼핑에 나서며 총 1조1525억 원어치를 바구니에 담았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이 최근 5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4564억 원어치를 담았다. 이 밖에도 SK하이닉스(1129억 원)와 삼성SDI(876억 원), 한국전력(415억 원), LG디스플레이(342억 원) 순으로 투자했다.
시장에선 한껏 위축된 국내 증시에 작은 호재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반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이 외국인 매수세를 이끈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재정부, 인민은행은 전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활력을 키우기 위해 중소기업 신용도 강화, 감세 확대, 인프라 투자 증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 역시 연초 시중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이달 중 두 차례에 걸쳐 1%포인트 인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메이 영국 총리가 제시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이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부결되면서 글로벌 불확실성도 1차적으로 해소됐다. 물론 합의 없는 탈퇴를 의미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우려가 남아있다는 점은 향후 문제로 될 소지가 크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시장 투자심리는 위축됐지만 유동성은 풍부하다 보니 작은 호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하다”라고 짚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부양책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듯하다”며 “또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나 대통령이 계속 기업인들을 만나고 있다는 점에서 IT나 신기술 분야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듯하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0.43% 오른 693.38로 장을 마쳤다. 개인이 64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6억 원, 145억 원어치를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