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에 대한 실적 눈높이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규모 어닝쇼크가 예상되면서 비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57개사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3개월 전보다 7조549억 원(-17.2%) 감소했다. 종목별로는 OCI의 예상 영업이익 규모가 -83% 줄었고, 하나투어(-70.7%), 화승엔터프라이즈(-56.9%), LG하우시스(-52.3%) 등의 감소폭이 컸다.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했지만 업계는 무거운 분위기다. 특히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23% 하회하면서 실적쇼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대다수 증권사는 컨센서스 오차를 줄이기 위해 하향 조정 움직임에 나섰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발표 시즌에서 대다수 기업들이 예상보다 저조한 영업이익을 발표하는 흐름을 보이면 컨센서스도 추가 조정될 전망”이라며 “국내뿐만이 아니라 글로벌 증시 전반적으로 이익 추정치가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 대비 모두 낮아졌다. 이번달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의 추정치는 최근 -11.4% 조정됐다. 셀트리온(-45.5%), 현대차(-24.3%), LG화학(-29%), 네이버(-14.7%), 포스코(-3.3%) 등도 감소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어닝시즌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는데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컨센서스 하향”이라며 “코스피 이익전망 하향은 경기둔화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실적 발표 이후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무역분쟁, 브렉시트, 기준금리 인상 등 굵직한 외부 변수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감익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큰데, 바닥을 확인하기 전까지 주가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