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정우<사진> 포스코 회장이 사장단을 이끌고 권오갑 부회장과 정기선 부사장 등 현대중공업의 최고위 경영진들을 전격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 회장이 사장단과 함께 다른 대기업 회장을 직접 만나러 가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좋은 파트너십을 이어온 바 있어 미래 전략에 관한 양사의 협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 경영진은 10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했다. 포스코 측에서는 최정우 회장과 장인화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울산조선소를 찾았고, 현대중공업 측에선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과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번 면담에서 권 부회장은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기업으로서 오랫동안 협력해 온 양사가 앞으로도 비즈니스적 관계를 넘어 서로의 성장을 돕는 파트너십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최 회장도 “적극적으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화답했다. 포스코는 현대중공업에 조선용 후판을 공급하며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유지해오고 있다.최 회장은 7월 취임한 이후 새 비전인 ‘위드 포스코’를 제시하고 고객사와 협력사를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이번 방문도 주주와 임직원은 물론 고객사, 협력사와 경제적 가치를 공유하는 ‘위드 포스코’의 일환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영업 차원에서 고객사이자 협력사인 현대중공업을 직접 방문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회동을 최근 철강업계-조선업계에서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했던 후판가 인상과 연관시키고 있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8월 조선용 후판에 대해 가격을 인상했는데,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계에서는 수요 부진으로 인한 조선업 침체를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선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향후 상호 협력 방안을 확대하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다른 쪽에선 정기선 부사장의 신사업과 연결하고 있다. 최근 정기선 부사장은 로봇사업 등 미래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역시 2차 전지 등 다양한 사업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 관계자는 “협력사로서 인사를 하기 위한 자리였을 뿐, 큰 의미는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