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 업종으로 인공지능(AI)과 바이오산업을 꼽았다. 인공지능과 바이오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업종이다. 기업들이 이들 분야에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기업 10개 가운데 3개 이상 기업은 향후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각종 규제와 불투명한 경영 환경이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경제신문 이투데이는 창간 8주년 조간 전환을 앞두고 9월 5일부터 17일까지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461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환경과 미래 먹거리’ 등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는 전자, 정보통신, 자동차, 건설, 화학 및 의약, 금융, 서비스, 유통 등 다양한 기업 대표들이 참여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기업 중 36.4%는 향후 10년 우리나라를 이끌 업종으로 인공지능을 선택했다. 바이오(30.3%)와 반도체(14.7%), 로봇(9.2%), 자동차(9.2%) 등이 뒤를 이었다. 향후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면 어떤 점을 염두에 둘 것이냐는 물음에는 ‘사업 전망’을 고려하겠다는 응답 비중이 3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기업들이 향후 경제 여건 전망을 매우 불확실하게 여기고, 또 이를 해소하고자 하는 열망이 큼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투자 확대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중도 34.9%로 매우 높았다. 미·중 무역 전쟁 등 세계 경제 여건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가장 큰 어려움으로 ‘환율 불안정성의 피해(18.8%)’를 꼽았다. 특히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25% 미만인 기업에선 ‘미·중 무역 전쟁으로 기업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 없다’고 응답한 비중이 64.6%로 나타난 반면 수출 비중 75% 이상 기업 중 어려운 점이 없다고 응답한 비중은 29.2%였다.
‘기업 규제 어떤 것부터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는 응답 기업 433곳 중 40.2%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꼽았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규제’, ‘골목상권 보호 등 유통 관련 규제’가 그 뒤를 이었다. 또 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비용 증가 등 다양한 요인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