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상장사 증자금 사용 투명한가?

입력 2018-09-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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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민 자본시장부 기자

상장사 조달 자금 사용처가 투명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전환사채 회사채,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한다.

최근 유상증자를 주목해서 보고 있다. 기를 쓰고 상장사 대열에 합류하려는 이유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의 용이성 때문이다. 한편으론 자금의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투자자들과 시장에 대한 상장사로서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공시가 활성화하면서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많다. 특히 사용처에 대해 공개하고는 있지만, 실제 투자 여부를 일반 투자자가 확인하기 쉽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스닥상장사 루트로닉이다. 레이저 의료기기사업을 하는 루트로닉은 2016년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61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공모 당시 자금 사용처는 미국 및 유럽 국가의 피부용 레이저 의료기기 제조 기업과 안과용 레이저 의료기기 제조 기업 인수 또는 전략적 투자(514억 원)이다. 또 중국 루동현 정부 산하의 국영기업과 한중 합자 의료미용투자회사 설립에 100억 원가량이 소요된다고 했다. 물론 투자 마무리 시점은 증자 당시인 2016년이다. 하지만 실제 합자회사(루동루트로닉)는 최근에서야 설립하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증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열심히 설명했던 당시와 달리, 이후 실제 사업 지연에 대한 해명은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종전 목적과 달리 경영 활동 과정에서 자금 사용처, 사용 목적 등을 바꿀 수 있다. 문제는 돈을 제공해 준 주주들에게 중간 및 마무리 과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보도자료 배포, 공시 등 알릴 방법은 많지만, 경영진의 관심사는 아닌 듯하다. 절대다수의 기업이 비공개로 진행하진 않지만, 공개하는 기업이 많다고 할 수도 없다.

회사의 주인은 지분을 20%가량 보유한 황모 대표이사가 아니라 80%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다. 증자된 자금은 단기금융상품으로 644억 원가량 남아 있다. 자금의 가치가 사라지진 않았지만 미뤄지고 있는 이유는 주주에게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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