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보름만에 1120원대로 올라섰다. 신흥국 불안감이 인도 등으로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고 위안화와 싱가포르달러 등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기록했다. 코스피 등 주가도 장후반 1% 넘게 급락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신흥국 불안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지로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번주 7일로 예정된 미국의 2000억달러 규모 대중국 추가 관세부과 조치도 주목할 변수로 꼽았다. 일단 오늘밤 유럽과 미국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는 관측이다. 다만 위안화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에서 원·달러가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번주 1125원 내지 1130원이 상단일 것으로 예상했다.
1118.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오전장 후반 1113.6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고점은 마감가와 같은 1121.5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7.9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7.3/1117.8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3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뉴욕장 달러강세를 반영하며 출발했던 외환시장은 오전한때 수급에 의해 하락반전하기도 했다. 오후들어 신흥국 통화 불안이 제기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며 “인도 중앙은행이 루피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개입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신흥국 불안이 확산하면서 위험회피심리가 강화한 것 같다. 주가도 급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불안이 오늘밤 유럽과 뉴욕 주식시장까지 이어질지 봐야할 것 같다. 불안감이 이어지면 원·달러는 좀 더 오를 수 있을 듯 싶다. 다만 박스권 상단인 1125원은 일단 지켜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오후들어 중국 위안화와 인도 루피화 등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도 동반 상승했다. 신흥시장 불안을 반영하면서 주식도 장후반 하락했다”며 “미국의 2000억달러 규모 관세 부과 관련 공청회가 끝났다. 7일쯤 개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외환시장도 이 부분에 긴장감을 갖는 것 같다”며 “신흥시장 변동성에 원·달러도 하단은 지지력을 보일 듯 싶다. 다만 위안화가 올랐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었다는 점에서 원·달러도 급등하지는 않을 듯 싶다. 이번주 1110원에서 113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3엔(0.12%) 상승한 111.45엔을, 유로·달러는 0.0018달러(0.16%) 오른 1.1574달러를 기록 중이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02위안(0.0%) 올라 6.855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3.95포인트(1.03%) 급락한 2291.77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3일(2282.6) 이후 가장 낮은 것이며, 전달 13일 34.34포인트(1.50%) 하락 이후 가장 큰폭으로 떨어진 것이다.